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클리블랜드 가로에서 한 흑인 여성이 버스 좌석을 백인에게 양보하라는 운전사의 명령을 거부했다. 42세의 재봉사 로자 파크스는 "아니요"라는 단 한 마디로 미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그날 저녁 6시, 파크스는 체포됐고, 이 소식은 몽고메리 전역에 퍼졌다.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한 흑인 지도자들은 즉각 대응에 나섰고, 381일간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이 시작됐다. 한 개인의 용기가 집단의 각성으로, 그리고 거대한 사회 변혁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로자 파크스의 버스 승차 거부, 1955년 12월 1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백인에게 좌석 양보를 거부한 로자 파크스의 머그샷. ⓒ Montgomery County Sheriff's Office
파크스의 거부는 즉흥적 행동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NAACP(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 비서로 활동하며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왔다. 당시 몽고메리의 버스는 인종 분리의 상징이었다. 좌석의 앞 10개는 백인 전용, 뒤 10개는 흑인용으로 구분됐고, 중간 16개 좌석은 백인이 요구하면 흑인이 양보해야 했다. 이날 파크스가 앉은 자리는 바로 그 중간 지대였다. 그의 거부는 개인의 피로감을 넘어선 정치적 각성의 표현이었다. 짐 크로 법이라 불리는 인종 분리법의 정면 도전이었고, 흑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2002년 CBS에서 제작한 TV 영화 The Rosa Parks Story는 줄리 대시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이 역사적 순간을 재현한다. 앤절라 바셋이 연기한 로자 파크스는 단순한 영웅이 아닌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간으로 그려진다. 영화는 버스 사건 당일뿐만 아니라 그 전후의 파크스의 삶을 조명한다. 어린 시절 겪은 차별, 남편 레이먼드와의 만남, NAACP 활동, 그리고 체포 이후의 고통까지. 특히 바셋은 파크스의 조용하지만 단호한 내면의 힘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낸다. "나는 단지 피곤했을 뿐"이라는 파크스의 유명한 말 뒤에 숨은 깊은 분노와 결의를 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1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대시 감독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개인의 일상 속에서 재구성한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b47ec15b4a6fb03f2f84562c8d582e1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