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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째주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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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무엇보다 두 사건은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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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무엇보다 두 사건은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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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발효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후변화 다큐멘터리 '비포 더 플러드'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역사적 순간을 보여주었다. 8년이 지난 2024년 현재 1.5도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으나 재생에너지 혁명과 청년 기후행동으로 변화의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다.

2016년 10월 21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첫 공개됐다. 유엔 평화 대사이자 할리우드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년간 세계를 돌며 기록한 기후변화의 현장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1월 4일,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정식 발효됐다. 195개국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그러나 협약 발효 나흘 뒤, 기후변화를 "중국이 만든 사기"라고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약속과 그것을 부정하는 권력이 동시에 등장한 아이러니한 시기였다.

역사 사건

파리 기후변화협정, 2015년 12월 12일. 195개국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C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역사적 기후 협약. ⓒ UNFCCC

파리협약은 1997년 교토의정서 이후 18년 만에 체결된 새로운 기후체제였다.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졌던 교토체제와 달리, 파리협약은 모든 당사국이 자발적 감축목표를 제출하도록 했다. 2015년 12월 협상 타결부터 1년도 안 돼 발효된 것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의 국제사회 인식을 보여줬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발적 목표라는 한계, 미국의 탈퇴 가능성이라는 불안 요소가 이미 내재돼 있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6월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했고, 2020년 11월 공식적으로 탈퇴했다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복귀하는 혼란을 겪었다.

피셔 스티븐스 감독의 Before the Flood는 디카프리오가 북극의 녹는 빙하부터 인도네시아의 불타는 열대우림, 중국의 스모그로 뒤덮인 도시까지 직접 찾아가며 기후변화의 실상을 목격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세속적 쾌락의 정원' 삼폭화로 시작해, 천국에서 지옥으로 변해가는 지구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디카프리오는 오바마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일론 머스크 등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로비와 정치적 음모를 파헤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제작하고 마틴 스코세이지가 제작에 참여한 이 작품은 개봉 첫 주에만 6천만 명이 시청하며 기후 다큐멘터리 사상 최대 관객을 기록했다.

영화 스틸

한국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 중 하나다. 2025년 여름 기록적 폭우와 2024년 겨울의 이례적 고온 현상은 한반도 기후가 이미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이며, 1인당 에너지 소비량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반도체와 철강 등 에너지 집약 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구조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산업 전환 없이는 불가능하다. 파리협약 이행 점검이 매년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후 정책은 경제 전략과 분리할 수 없는 핵심 과제가 됐다.

디카프리오가 영화에서 강조한 개인의 선택이 한국 사회에서도 구체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0만 대를 돌파했고,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3년 만에 두 배로 성장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은 탄소발자국 인증제를 도입해 시민 참여형 기후행동을 독려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기후 감수성은 소비 패턴부터 투표 행위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정치권도 기후 공약을 핵심 어젠다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희망과 절망의 이중성

Before the Flood (2016), 피셔 스티븐스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전 세계를 돌며 기후변화의 실상을 목격하는 다큐멘터리 장면. ⓒ National Geographic

파리협약과 Before the Flood는 모두 2016년 가을에 등장했지만, 하나는 정치적 합의문서로, 다른 하나는 시각적 증언으로 기후위기에 접근했다. 협약은 2도라는 추상적 숫자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영화는 이미 1도 상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협약은 각국의 자발성에 기댔지만, 영화는 화석연료 기업들의 조직적 방해 공작을 폭로했다. 무엇보다 두 사건은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국제사회가 합의에 도달한 순간, 그것을 부정하는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았고, 과학적 진실이 정치적 선전에 묻히는 시대가 시작됐다.

2024년 현재, 파리협약의 1.5도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극단적 기상현상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혁명, 전기차 대중화, ESG 경영 확산 등 Before the Flood가 제시했던 해법들도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기후행동은 그레타 툰베리 이후 전 세계적 운동으로 확산됐다. 파리협약이 만든 제도적 틀과 다큐멘터리가 일깨운 시민의식이 만나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디카프리오는 영화 말미에서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이동하고, 누구를 뽑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파리협약 발효로부터 8년, 인류는 여전히 갈림길에 서 있다. 과학이 제시한 시한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우리는 보스가 그린 지옥도를 현실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Before the Flood라는 제목처럼 대홍수 이전에 방향을 바꿀 것인가.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는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존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 순간에 각성한 세대로 기억될 것인가?

0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2015년 12월 협상 타결, 2016년 11월 4일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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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약 목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제한
산업화 이전 대비 (2024년 현재 사실상 실패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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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
2024년 아시아24 기사 본문 정리

국제사회의 기후합의와 정치 세력의 부정이 동시에 나타난 2016년의 아이러니함은 현재까지도 기후위기 해결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다. 제도와 의지의 괴리가 실제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2
시스템 vs 행동

파리협약의 추상적 목표와 다큐멘터리의 구체적 증언의 차이는 정책과 시민의식의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제도적 틀과 시민행동이 만날 때만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3
마지막 기회의 창

2024년 현재도 과학이 제시한 시한이 임박했으나 변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개인의 선택(먹거리, 이동수단, 투표)이 미래를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인식하는 것이 긴급한 시점이다.

공식 예고편

Before the Flood (2016) — 피셔 스티븐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