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침몰하기 시작했다. 476명이 탑승한 배에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이 포함돼 있었다. 구조 가능한 골든타임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304명의 생명이 차가운 바다에 잠겼다. 그 중 250명이 꽃다운 열여섯, 열일곱의 아이들이었다. 대한민국은 그날 멈췄고, 온 국민이 목놓아 울었다.
세월호 참사,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304명이 사망한 대한민국 최악의 해양 참사.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해상 사고가 아니었다. 과적과 무리한 증축, 부실한 안전 점검,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탈출, 해경의 미숙한 구조 작업,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까지 대한민국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더욱 분노를 자아낸 것은 참사 이후 대응이었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은 '시체 장사'라는 모욕을 받았고, 단식 농성은 '폭식 투쟁'이라고 조롱당했다. 국가는 진실을 덮으려 했고, 언론은 왜곡했으며, 일부 국민들은 외면했다. 304개의 생명이 던진 질문에 우리 사회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이종언 감독의 Birthday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엄마 순남(전도연)은 아들 수호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3년을 보낸다. 남편 정일(설경구)과는 별거 중이고, 딸 예솔(김보민)과의 관계도 서먹하다.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견디지만, 함께 애도하지는 못한다. 영화는 수호의 생일을 앞두고 가족이 다시 모이는 과정을 따라간다. 전도연과 설경구의 절제된 연기는 상실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카메라는 떠들썩하지 않고, 조용히 그들의 일상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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