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9월 1일, 에리트레아의 하마센 지역에서 첫 번째 총성이 울렸다. 하미드 이드리스 아와테가 이끄는 11명의 게릴라 전사들이 에티오피아 경찰 초소를 습격하면서 30년에 걸친 독립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홍해 연안의 이 작은 나라는 이탈리아 식민지에서 영국 위임통치를 거쳐 에티오피아에 강제 병합됐고, 마침내 자결권을 위해 무기를 들었다. 전쟁은 1991년 5월 24일 수도 아스마라가 해방될 때까지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25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리트레아 인구의 3분의 1이 난민이 돼 고향을 떠났고, 남은 이들은 산악 지대에서 끈질긴 저항을 이어갔다.
에리트레아 독립전쟁, 1961–1991년. 에티오피아로부터 30년간 독립 투쟁을 벌인 에리트레아 해방전선(EPLF)의 여성 전사들. ⓒ AFP
에리트레아 독립전쟁은 단순한 분리주의 운동이 아니었다. 냉전 시대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 무대였고, 에티오피아의 멩기스투 정권은 소련의 지원을 받아 에리트레아를 철권통치했다. 에리트레아 해방전선(ELF)과 에리트레아 인민해방전선(EPLF)은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독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싸웠다. 여성들도 전체 전투원의 30%를 차지하며 해방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이들은 단지 무기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행정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전쟁은 에리트레아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독립 이후에도 그 상흔은 깊게 남았다.
2009년 루이지 팔로르니 감독의 Heart of Fire는 에리트레아 독립전쟁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영화는 1981년 에티오피아군의 대규모 공세 '레드 스타 작전' 시기를 그린다. 주인공 아웨트는 EPLF 여성 전사로, 부상당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의료품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는다. 레티키단 테클레마리암이 연기한 아웨트는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팔로르니 감독은 실제 EPLF 전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본을 썼고, 에리트레아 현지에서 촬영해 전쟁의 생생한 질감을 담아냈다. 특히 여성 전사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해방운동이 단지 정치적 독립만이 아닌 사회적 변혁의 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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