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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째주 · 2024
[5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인티파다 청년들이 돌을 던진 것처럼, 오마르는 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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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인티파다 청년들이 돌을 던진 것처럼, 오마르는 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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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8일,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이스라엘 군용 트럭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태운 차량과 충돌했다. 네 명이 즉사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를 고의적인 살인으로 받아들였고, 다음 날부터 자발적인 시위가 확산되었다. 돌팔매질로 시작된 이 저항운동은 곧 전체 점령지로 번져나갔다. 아랍어로 '봉기'를 뜻하는 '인티파다'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거대한 이스라엘 군대에 맞선 것은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청년들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미지가 전 세계 언론에 각인되었고, 팔레스타인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역사 사건

1차 인티파다.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1차 인티파다는 자발성과 일상성이 특징이었다. 중앙 지도부 없이 시작된 운동은 곧 체계적인 시민 불복종으로 발전했다. 이스라엘 제품 불매운동, 세금 거부, 자치 위원회 구성 등이 이어졌다. 여성과 어린이까지 참여한 전 민중적 저항이었다. 이스라엘은 통금, 학교 폐쇄, 대량 구금으로 대응했지만 오히려 저항을 확산시켰다. 6년간 지속된 인티파다는 1,1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과 160명의 이스라엘인 희생자를 낳았다. 그러나 이 봉기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결국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가져왔다. 점령지의 돌팔매질이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니 아부아사드 감독의 Omar는 이스라엘 점령 하 팔레스타인 청년의 삶을 그린다. 제빵사 오마르는 분리장벽을 넘어 연인 나디아를 만나러 다닌다. 그는 나디아의 오빠이자 친구인 타렉, 암자드와 함께 이스라엘 군인을 저격하는 작전에 참여한다. 체포된 오마르는 고문 끝에 협력자가 되겠다고 거짓 약속하고 풀려난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보부는 그를 조종하여 친구들 사이에 의심과 배신의 씨앗을 뿌린다. 아담 바크리가 연기한 오마르는 일상적 굴욕과 저항, 사랑과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팔레스타인 청년의 초상이다.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영화 스틸

Omar (2013), 하니 아부아사드 감독. ⓒ Production Company

인티파다의 돌팔매질과 오마르의 저항은 절망적 상황에서 선택한 유일한 행동이었다. 둘 다 압도적인 힘에 맞선 개인의 저항이며, 그 저항이 어떻게 일상을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인티파다 청년들이 돌을 던진 것처럼, 오마르는 총을 들었다. 그러나 영화는 저항의 영웅담이 아니라 그 대가를 그린다. 분리장벽을 넘는 일상, 언제든 체포될 수 있는 불안, 가장 가까운 사람도 의심해야 하는 현실. 이스라엘 정보부가 오마르와 친구들 사이에 심은 불신은 인티파다 이후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의 균열을 은유한다. 점령이 만들어낸 것은 물리적 장벽뿐 아니라 마음의 장벽이었다.

1차 인티파다로부터 37년이 지났지만, 팔레스타인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슬로 협정의 희망은 사라지고, 분리장벽은 더 높아졌으며, 정착촌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자 전쟁은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 오마르가 넘었던 장벽은 여전히 존재하고, 새로운 오마르들이 매일 그 장벽 앞에 선다. 영화 속 오마르의 선택은 개인적 복수로 끝났지만, 현실의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여전히 저항과 순응,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길을 찾고 있다. 폭력의 순환은 계속되고, 정의로운 평화는 요원해 보인다.

돌팔매질로 시작된 인티파다는 국제사회를 움직였지만 진정한 해방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Omar의 비극적 결말은 점령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몸부림을 그린다. 역사는 거대한 사건으로 기록되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오마르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이 던진 돌, 그들이 넘은 장벽, 그들이 잃은 사랑과 우정. 우리는 이런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역사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압도적인 폭력 앞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희망이 배신당할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공식 예고편

Omar (2013) — 하니 아부아사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