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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째주 · 2024
[6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러나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영화로 세상을 보다

[6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러나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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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일 새벽,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가 다시 권력을 장악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부가 체포되었고,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962년 네 윈 장군의 쿠데타로 시작된 군부독재, 1988년 8월 8일 전국적 봉기와 유혈진압, 2007년 승려들이 주도한 샤프란 혁명까지,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져 왔다. 그리고 2021년 쿠데타 이후, 시민불복종운동(CDM)과 함께 새로운 세대가 거리로 나섰다. 의사와 교사들이 파업에 동참했고, Z세대 청년들은 세 손가락 경례를 들어 올리며 저항의 의지를 표현했다.

역사 사건

미얀마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미얀마 군부독재의 뿌리는 식민지배와 종족 갈등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미얀마는 135개 소수민족 간 갈등과 내전으로 혼란을 겪었다. 군부는 '국가통합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치에 개입했고, 1962년부터 본격적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버마족 중심주의와 불교 민족주의를 내세운 군부는 소수민족을 탄압했고, 경제를 독점하며 권력을 유지했다. 2008년 헌법은 군부에게 의회 의석의 25%를 보장하고, 국방·내무·국경 장관직을 군 총사령관이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군부는 2011년 명목상의 민정이양 이후에도 실질적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뤽 베송 감독의 The Lady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의 삶을 조명한다. 양곤대학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1988년 8·8 항쟁 직전 귀국한 수치가 어떻게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를 그린다. 미셸 여가 연기한 수치는 옥스퍼드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뒤로하고,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유산을 이어받아 비폭력 저항을 이끈다. 영화는 15년간의 가택연금 기간 동안 남편 마이클 아리스(데이비드 튤리스)와의 이별, 암으로 죽어가는 남편을 만나지 못하는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는 신념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히 군부의 감시 속에서도 담장 너머로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은 권력에 맞선 개인의 용기를 보여준다.

영화 스틸

The Lady (2011), 뤼크 베송 감독. ⓒ Production Company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권력에 맞선 비폭력 저항이라는 주제로 교차한다. 영화 속 수치가 총구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전진하는 장면은 2021년 이후 미얀마 시민들이 보여준 용기와 겹쳐진다. 맨손으로 탱크를 막아서고, 실탄 사격에도 거리를 지킨 청년들의 모습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현실이었다. 영화가 그린 1990년 선거에서 NLD가 압승했음에도 군부가 정권이양을 거부한 역사는 2020년 선거 이후 반복되었다. 한 개인의 희생과 고통을 통해 집단적 저항의 의미를 탐구한 영화의 시선은 오늘날 미얀마 시민사회가 겪는 집단적 트라우마와 희망의 변증법을 예견한 것처럼 보인다.

2024년 현재, 미얀마는 여전히 군부독재와 싸우고 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4,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만 명 이상이 구금되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인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연대, 국민통합정부(NUG)의 외교적 노력, 해외 미얀마인들의 연대 활동은 새로운 형태의 민주화운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세대가 주도하는 온라인 저항과 국제연대는 1988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얀마의 투쟁은 권위주의의 부활이라는 전 지구적 흐름 속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려는 보편적 투쟁의 일부가 되었다.

영화 The Lady의 마지막 장면에서 수치는 담장 너머 지지자들에게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말한다. 그러나 2021년 쿠데타 이후 그녀는 다시 구금되었고, 총 33년형을 선고받았다. 역사는 직선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민주주의는 한 번의 승리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미얀마는 뼈아프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선 청년들, 파업을 이어가는 의사와 교사들, 정글에서 싸우는 시민군은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들의 투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연대할 것인가? 권력의 폭압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이들의 용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

공식 예고편

The Lady (2011) — 뤼크 베송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