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일 새벽,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가 다시 권력을 장악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부가 체포됐고,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962년 네 윈 장군의 쿠데타로 시작된 군부독재, 1988년 8월 8일 전국적 봉기와 유혈진압, 2007년 승려들이 주도한 샤프란 혁명까지,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은 반세기가 넘도록 이어져 왔다. 그리고 2021년 쿠데타 이후, 시민불복종운동(CDM)과 함께 새로운 세대가 거리로 나섰다. 의사와 교사들이 파업에 동참했고, Z세대 청년들은 세 손가락 경례를 들어 올리며 저항의 의지를 표현했다.
미얀마 8888 민주화 항쟁, 1988년 8월 8일. 군사 독재에 맞서 전국적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으며 아웅산 수치가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 AFP
미얀마 군부독재의 뿌리는 식민지배와 종족 갈등의 역사 속에서 형성됐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미얀마는 135개 소수민족 간 갈등과 내전으로 혼란을 겪었다. 군부는 '국가통합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정치에 개입했고, 1962년부터 본격적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버마족 중심주의와 불교 민족주의를 내세운 군부는 소수민족을 탄압했고, 경제를 독점하며 권력을 유지했다. 2008년 헌법은 군부에게 의회 의석의 25%를 보장하고, 국방·내무·국경 장관직을 군 총사령관이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군부는 2011년 명목상의 민정이양 이후에도 실질적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뤽 베송 감독의 The Lady는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의 삶을 조명한다. 양곤대학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1988년 8·8 항쟁 직전 귀국한 수치가 어떻게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게 됐는지를 그린다. 미셸 여가 연기한 수치는 옥스퍼드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뒤로하고,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유산을 이어받아 비폭력 저항을 이끈다. 영화는 15년간의 가택연금 기간 동안 남편 마이클 아리스(데이비드 튤리스)와의 이별, 암으로 죽어가는 남편을 만나지 못하는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는 신념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히 군부의 감시 속에서도 담장 너머로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은 권력에 맞선 개인의 용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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