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7월 17일, 스페인령 모로코에서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이끄는 군부 반란이 시작됐다. 마누엘 아사냐가 이끄는 제2공화국 정부에 대항한 이 쿠데타는 곧 전 국토를 피로 물들인 내전으로 번졌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공화파와 세비야를 거점으로 한 국민파의 대립은 단순한 내전을 넘어 파시즘과 민주주의, 보수와 진보가 격돌하는 이념 전쟁의 성격을 띠었다. 이 전쟁에는 54개국에서 온 3만 5천여 명의 자원병들이 국제여단이라는 이름으로 참전했다. 조지 오웰, 어니스트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같은 지식인들도 총을 들고 스페인 땅을 밟았다.
스페인 내전과 국제여단, 1936–1939년. 프랑코 파시즘에 맞서 전 세계에서 자원한 국제여단 의용군들이 전선에 투입되는 모습. ⓒ Abraham Lincoln Brigade Archives
스페인 내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프랑코를 지원하며 새로운 무기를 실험했고, 소련은 공화파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스페인 좌파를 통제하려 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불간섭주의를 표방하며 방관했다. 국제여단 의용군들은 순수한 신념으로 참전했지만, 복잡한 정치적 역학 속에서 희생양이 됐다. 특히 스탈린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 트로츠키주의자들 간의 내부 분열은 공화파의 패배를 앞당겼다. 1939년 4월 1일 프랑코의 승리로 끝난 이 전쟁은 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스페인에 36년간의 독재를 가져왔다.
켄 로치 감독의 Land and Freedom은 영국 공산당원 데이비드가 국제여단에 참가해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리버풀의 실업자였던 그는 파시즘과 싸우겠다는 일념으로 스페인에 도착하지만, POUM(마르크스주의 통일노동자당) 민병대에 합류하게 된다. 이안 하트가 연기한 데이비드는 아라곤 전선에서 블랑카라는 여성 전사와 사랑에 빠지고, 농민들과 함께 토지를 집단화하는 혁명의 현장을 목격한다. 그러나 공산당의 노선과 충돌하며 동지들 간의 총부리가 서로를 향하는 비극을 경험한다. 로치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으로 이념의 순수성과 정치의 잔혹함을 동시에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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