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10월 11일, 남아프리카 트란스발 공화국과 오렌지 자유국이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며 제2차 보어전쟁이 시작됐다. 네덜란드계 농민의 후손인 보어인들과 대영제국 사이에서 벌어진 이 전쟁은 3년간 지속되며 45만 명의 영국군과 8만 8천 명의 보어군이 맞섰다. 영국의 명장 키치너 경은 보어 게릴라들을 제압하기 위해 민간인 수용소를 설치했고, 그곳에서 2만 8천 명의 보어 여성과 아이들이 죽어갔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가득한 남아프리카 땅을 차지하려는 제국의 탐욕이 빚어낸 비극이었다.
이산들와나 전투, 1879년 1월 22일. 줄루 왕국의 전사들이 영국 정규군을 대파한 제1차 줄루 전쟁의 결정적 전투. ⓒ National Army Museum
보어전쟁은 근대 전쟁사의 분수령이었다. 소총으로 무장한 보어 민병대는 기동력과 지형 이해를 바탕으로 정규군에 맞섰고, 영국군은 초반에 연이은 패배를 당했다. 이에 영국은 초토화 작전과 강제 수용소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했다. 전쟁은 1902년 5월 베레이니잉 조약으로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제국주의의 잔혹성은 20세기 반식민 운동의 불씨가 됐다. 특히 간디가 이 전쟁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하며 목격한 인종차별과 폭력은 그의 비폭력 저항 사상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사이 엔드필드 감독의 Zulu는 1879년 줄루 전쟁의 로크스 드리프트 전투를 다룬 영화다. 150명의 영국군이 4천 명의 줄루 전사들의 공격을 막아낸 실화를 바탕으로, 스탠리 베이커와 마이클 케인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제국주의적 영웅담을 넘어 전쟁의 부조리와 문화 충돌의 비극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줄루 전사들의 전투 의식과 노래, 그들의 용맹함을 존중하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붉은 군복의 영국군과 검은 피부의 줄루 전사들이 충돌하는 장면은 시각적으로 압도적이면서도 깊은 비애를 담고 있다.

![[7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보어전쟁은 근대 전쟁사의 분수령이었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d7afb843ef49b52bb7de354cdaa8864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