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새벽 1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한 저택에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이 침투했다. 작전명 '넵튠 스피어'. 9.11 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 나선 지 정확히 9년 7개월 20일 만의 일이었다. 40분간의 교전 끝에 빈 라덴은 머리와 가슴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고, 그의 시신은 아라비아해에 수장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날 밤 11시 35분, 백악관에서 전 세계를 향해 "정의가 실현됐다"고 선언했다. 한 시대를 규정했던 테러리스트의 죽음은 그렇게 단 40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넵튠 스피어), 2011년 5월 2일. 미 해군 특수부대 SEAL Team 6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 ⓒ U.S. Department of Defense
빈 라덴 사살은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21세기 초 미국의 정체성을 재정의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9.11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고, 관타나모 수용소를 운영하며 고문을 자행했다.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애국자법을 통과시켜 시민의 자유를 제약했다. 빈 라덴 추적 과정에서 CIA는 수많은 용의자를 납치하고 고문했으며, 파키스탄 주권을 침해하며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정의의 실현이라는 명분 아래, 미국은 스스로가 지켜온 가치들을 하나둘 포기해갔다. 빈 라덴의 죽음은 승리인 동시에,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의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Zero Dark Thirty는 빈 라덴 사살로 이어진 10년간의 추적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2003년 CIA 비밀 수용소에서 이루어진 고문 장면으로 시작한다. 신참 분석가 마야(제시카 차스테인)는 처음엔 고문에 충격을 받지만, 점차 그것을 당연한 수단으로 받아들인다. 영화는 폭탄 테러, 정보원 살해, 내부 갈등 속에서 집요하게 단서를 추적하는 마야의 7년을 따라간다. 차스테인은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오직 임무에만 매달리는 인물을 차갑고 건조하게 연기한다. 클라이맥스인 사살 작전 장면은 30분간 거의 무음으로 진행되며, 관객에게 판단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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