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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째주 · 2024
[9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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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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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탄자니아 므완자 지역에서 13세 소녀 마리암 엠마누엘이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그녀의 죄목은 단 하나, 알비노로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가해자들은 그녀의 신체 일부를 잘라내 주술사에게 팔았다. 알비노의 신체가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탄자니아에서 급증하던 알비노 살해 사건의 정점이었다. 2000년대 들어 적어도 72명의 알비노가 살해당했고, 수백 명이 신체 절단의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알비노 보호 캠프를 만들었지만,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격리였다.

역사 사건

탄자니아 알비노 차별.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탄자니아의 알비노 차별은 단순한 미신의 문제가 아니다. 식민지 시대 이후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전통 신앙과 자본주의가 기괴하게 결합한 결과다. 금광 개발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술사들은 알비노의 신체 부위를 행운의 부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한 손가락이 600달러, 팔 하나가 200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연 평균 소득이 500달러에 불과한 탄자니아에서 엄청난 금액이었다. 정치인들은 선거철이면 주술사를 찾았고, 이는 미신을 더욱 공고히 했다. 알비노들은 '제로제로(00)'라 불리며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받았다.

2013년 노아즈 데셰 감독의 White Shadow는 이 비극을 정면으로 다룬다. 알비노 소년 알리아스가 주인공이다. 아버지가 살해당한 후 그는 도시로 도망친다. 하지만 도시도 안전하지 않다. 거리의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는 '유령'이자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실제 알비노 배우 하미시 음완데가 알리아스를 연기했다. 그의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증언에 가깝다. 두려움에 떨며 햇빛을 피해 그늘을 찾는 모습,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는 몸짓, 이 모든 것이 탄자니아 알비노들의 실제 삶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으로 이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영화 스틸

White Shadow (2013), 노아즈 데셰 감독. ⓒ Production Company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2008년 마리암의 죽음과 영화 속 알리아스 아버지의 죽음은 같은 구조를 띤다. 밤중에 습격당하고, 신체가 절단되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영화는 실제 사건들을 압축해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한다. 알리아스가 만나는 사람들은 탄자니아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를 보호하려는 삼촌, 그를 이용하려는 주술사, 무관심한 경찰, 그리고 같은 처지의 알비노들. 영화는 개인의 비극을 통해 사회 전체의 공모를 고발한다. 특히 도시의 현대적 건물들과 원시적 미신이 공존하는 장면들은 탄자니아의 모순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024년 현재도 동아프리카의 알비노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매년 6월 13일을 '국제 알비노 인식의 날'로 지정했지만, 변화는 더디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주술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한편 우리 사회도 외모와 장애에 대한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피부색, 체형, 장애 여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배제하는 일이 여전히 일어난다. 탄자니아의 알비노 차별이 극단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뿌리에 있는 타자에 대한 공포와 배제의 논리는 우리 안에도 존재한다.

마리암이 살해당한 지 16년이 지났다. White Shadow가 개봉한 지도 11년이 됐다. 하지만 알비노들은 여전히 그림자 속에 살고 있다. 영화 제목처럼 그들은 '하얀 그림자'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자들이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에도 피부색 때문에 사람이 사냥당하는 이 야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근대화와 세계화가 왜 미신을 없애지 못하고 오히려 상품화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정말 이런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혹시 우리도 누군가를 '하얀 그림자'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공식 예고편

White Shadow (2013) — 노아즈 데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