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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영화로 세상을 보다

[9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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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탄자니아에서 알비노들이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으로 인해 살해당하고 신체가 절단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2013년 영화 '화이트 섀도우'는 이러한 역사적 현실을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으로 재구성하며, 개인의 비극을 통해 사회 전체의 공모를 고발한다.

2008년 10월, 탄자니아 므완자 지역에서 13세 소녀 마리암 엠마누엘이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그녀의 죄목은 단 하나, 알비노로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가해자들은 그녀의 신체 일부를 잘라내 주술사에게 팔았다. 알비노의 신체가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탄자니아에서 급증하던 알비노 살해 사건의 정점이었다. 2000년대 들어 적어도 72명의 알비노가 살해당했고, 수백 명이 신체 절단의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알비노 보호 캠프를 만들었지만,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격리였다.

역사 사건

탄자니아 알비노 차별과 살해, 2000년대. 알비노의 신체 부위가 주술에 효험이 있다는 미신으로 알비노 장애인들이 살해·절단당하는 사건. ⓒ Under the Same Sun

탄자니아의 알비노 차별은 단순한 미신 문제가 아니다. 식민지 시대 이후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전통 신앙과 자본주의가 기괴하게 결합한 결과다. 금광 개발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술사들은 알비노의 신체 부위를 행운의 부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한 손가락이 600달러, 팔 하나가 200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연 평균 소득이 500달러에 불과한 탄자니아에서 엄청난 금액이었다. 정치인들은 선거철이면 주술사를 찾았고, 이는 미신을 더욱 공고히 했다. 알비노들은 '제로제로(00)'라 불리며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받았다.

2013년 노아즈 데셰 감독의 White Shadow는 이 비극을 정면으로 다룬다. 알비노 소년 알리아스가 주인공이다. 아버지가 살해당한 후 그는 도시로 도망친다. 하지만 도시도 안전하지 않다. 거리의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는 '유령'이자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실제 알비노 배우 하미시 음완데가 알리아스를 연기했다. 그의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증언에 가깝다. 두려움에 떨며 햇빛을 피해 그늘을 찾는 모습,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는 몸짓, 이 모든 것이 탄자니아 알비노들의 실제 삶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으로 이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영화 스틸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극단적 차별의 현실

White Shadow (2013), 노아즈 데셰 감독. 알비노 소년이 사냥꾼들을 피해 다르에스살람으로 도망치며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장면. ⓒ New Europe Film Sales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2008년 마리암의 죽음과 영화 속 알리아스 아버지의 죽음은 같은 구조를 띤다. 밤중에 습격당하고, 신체가 절단되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영화는 실제 사건들을 압축해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한다. 알리아스가 만나는 사람들은 탄자니아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를 보호하려는 삼촌, 그를 이용하려는 주술사, 무관심한 경찰, 그리고 같은 처지의 알비노들. 영화는 개인의 비극을 통해 사회 전체의 공모를 고발한다. 특히 도시의 현대적 건물들과 원시적 미신이 공존하는 장면들은 탄자니아의 모순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024년 현재도 동아프리카의 알비노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매년 6월 13일을 '국제 알비노 인식의 날'로 지정했지만, 변화는 더디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주술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한편 우리 사회도 외모와 장애의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피부색, 체형, 장애 여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배제하는 일이 여전히 일어난다. 탄자니아의 알비노 차별이 극단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뿌리에 있는 타자의 공포와 배제의 논리는 우리 안에도 존재한다.

마리암이 살해당한 지 16년이 지났다. White Shadow가 개봉한 지도 11년이 됐다. 하지만 알비노들은 여전히 그림자 속에 살고 있다. 영화 제목처럼 그들은 '하얀 그림자'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자들이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에도 피부색 때문에 사람이 사냥당하는 이 야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근대화와 세계화가 왜 미신을 없애지 못하고 오히려 상품화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정말 이런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혹시 우리도 누군가를 '하얀 그림자'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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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탄자니아 살해 알비노
2013년 UTSS(Under the Same Sun) 「Reported Attacks of Persons with Albinism」 보고서

White Shadow (2013), 노아즈 데셰 감독. 알비노 소년이 사냥꾼들을 피해 다르에스살람으로 도망치며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장면. ⓒ New Europe Film Sales

21세기 현재도 피부색만으로 인한 살인과 신체 훼손이 계속되고 있으며, 2024년까지도 동아프리카의 알비노 차별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경제난으로 오히려 주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근대화와 세계화가 전통 미신을 제거하기는커녕 오히려 상품화시키는 현상을 보여주며, 자본주의와 전통 신앙의 기괴한 결합이 어떻게 비극을 초래하는지 드러낸다.

탄자니아의 사건이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피부색·체형·장애로 사람을 배제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 구조와 맞닿아 있어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적 현실과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2008년 마리암의 죽음과 영화 속 알리아스 아버지의 죽음은 같은 구조를 띤다. 밤중에 습격당하고, 신체가 절단되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다. 영화는 실제 사건들을 압축해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한다. 알리아스가 만나는 사람들은 탄자니아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를 보호하려는 삼촌, 그를 이용하려는 주술사, 무관심한 경찰, 그리고 같은 처지의 알비노들. 영화는 개인의 비극을 통해 사회 전체의 공모를 고발한다. 특히 도시의 현대적 건물들과 원시적 미신이 공존하는 장면들은 탄자니아의 모순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024년 현재도 동아프리카의 알비노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매년 6월 13일을 '국제 알비노 인식의 날'로 지정했지만, 변화는 더디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주술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한편 우리 사회도 외모와 장애의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피부색, 체형, 장애 여부로 사람을 판단하고 배제하는 일이 여전히 일어난다. 탄자니아의 알비노 차별이 극단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뿌리에 있는 타자의 공포와 배제의 논리는 우리 안에도 존재한다.

마리암이 살해당한 지 16년이 지났다. White Shadow가 개봉한 지도 11년이 됐다. 하지만 알비노들은 여전히 그림자 속에 살고 있다. 영화 제목처럼 그들은 '하얀 그림자'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자들이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에도 피부색 때문에 사람이 사냥당하는 이 야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근대화와 세계화가 왜 미신을 없애지 못하고 오히려 상품화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정말 이런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혹시 우리도 누군가를 '하얀 그림자'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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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 신체 부위 거래가 (한 손가락)
2005년 세계은행(World Bank) 「Tanzania Country Economic Memorand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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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노 팔 거래가
2009년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Attacks on People with Albinism in Tanzania」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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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연 평균 소득
2009년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Attacks on People with Albinism in Tanzania」 보고서
2
근대화의 역설
3
보편적 성찰의 필요
공식 예고편

White Shadow (2013) — 노아즈 데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