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 인근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소련 정부가 사고를 은폐하려 했을 때, 이고르 코스틴이라는 한 사진작가가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방사능에 오염된 카메라로 붉은 빛으로 물든 하늘과 버려진 도시, 방호복을 입은 작업자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코스틴의 사진들은 철의 장막 너머로 새어 나가 전 세계에 재앙의 실상을 알렸다. 그의 렌즈는 단순히 사건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국가 권력의 거짓말과 침묵의 벽을 무너뜨리는 진실의 무기가 됐다.
홀로도모르(우크라이나 대기근), 1932–1933년. 스탈린의 강제 집단화 정책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약 400만 명이 아사한 인위적 기근. ⓒ National Museum of the Holodomor
체르노빌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 실패가 아니었다. 그것은 소련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관료주의와 은폐 문화, 상명하복의 경직된 시스템이 만든 필연적 재앙이었다. 정부는 36시간이 지나서야 주민들을 대피시켰고, 사고 발생 18일 후에야 고르바초프가 TV에 나와 사실을 인정했다. 이 지연된 진실은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코스틴의 사진이 없었다면, 이 참극은 또 다른 소련의 비밀로 묻혔을지도 모른다. 그의 카메라는 개인이 거대한 국가 권력에 맞서 진실을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그니에슈카 홀란드 감독의 Mr. Jones는 1930년대 초 스탈린 치하 소련의 또 다른 은폐된 진실을 다룬다. 실존 인물인 웨일스 출신 기자 가레스 존스(제임스 노튼 분)가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참상을 목격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려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존스가 크렘린궁의 감시를 피해 기차에서 뛰어내려 우크라이나로 잠입하는 장면부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농민들, 인육을 먹는 지경에 이른 참혹한 현실을 목격한 존스는 목숨을 걸고 이 진실을 서방 세계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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