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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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째주 · 2024
[10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는 역사 속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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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이는 역사 속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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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3월 20일 아침 8시, 도쿄의 5개 지하철 노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사린가스 테러는 일본 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옴진리교 신도들이 우산 끝으로 신문지에 싸인 사린 봉투를 찔러 터뜨리는 순간, 13명이 사망하고 6,3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사이가와역에서 출발한 지요다선 열차에서 시작된 비극은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으로 번져나갔고, 평범한 출근길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었다. 교주 아사하라 쇼코가 주도한 이 테러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20세기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이었다.

역사 사건

일본 사린가스 테러.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옴진리교는 1984년 요가 동호회로 시작해 불과 10년 만에 일본 전역에 3만여 명의 신도를 거느린 거대 종교집단으로 성장했다. 도쿄대, 교토대 출신의 엘리트들이 대거 입교했고, 그들은 아사하라의 종말론적 세계관에 매료되어 과학적 지식을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활용했다. 1990년 중의원 선거 참패 이후 옴진리교는 급격히 폭력적으로 변모했고, 마쓰모토 사린가스 사건을 거쳐 도쿄 지하철 테러로 이어졌다. 일본의 안전신화가 붕괴하는 순간이었고, 종교의 자유와 공공의 안전 사이에서 국가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었다.

2018년에 공개된 Aum: The Untold Story는 여러 감독들이 참여한 다큐멘터리로, 옴진리교의 탄생부터 몰락까지를 추적한다. 영화는 당시 신도였던 사람들의 증언과 미공개 영상자료를 통해 어떻게 평범한 청년들이 극단적 폭력에 가담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아라키 히로시와 같은 전직 간부들의 고백은 관객에게 충격을 준다. 그들은 여전히 아사하라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며, 구원을 약속받았던 자신들이 어떻게 가해자가 되었는지를 되묻는다. 카메라는 담담하게 그들의 얼굴을 비추며, 악의 평범성이라는 오래된 주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영화 스틸

Aum: The Untold Story (2018), 다수 감독 감독. ⓒ Production Company

역사적 사건과 영화는 모두 집단의 광기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교차한다. 지하철 테러는 단 하루의 사건이었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수년간 축적된 교리 세뇌와 폐쇄적 공동체 문화였다.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과정을 추적하며, 종교적 확신이 어떻게 도덕적 판단력을 마비시키는지를 드러낸다. 영화 속 증언자들은 당시 자신들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믿었다고 말한다. 이는 역사 속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구원과 파괴 사이의 얇은 경계선은 이렇게 무너진다.

2024년 현재, 세계 곳곳에서 극단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급진화, 음모론의 확산, 폐쇄적 온라인 커뮤니티의 등장은 옴진리교가 보여준 집단 광기의 21세기 버전처럼 보인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옴진리교의 후신인 알레프가 활동하고 있으며,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지하철 테러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자유로운 사회에서 극단주의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개인의 신념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옴진리교 사건은 종교가 주는 위안과 공동체가 주는 소속감이 얼마나 쉽게 파괴적 힘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학력 청년들이 왜 모든 것을 버리고 아사하라를 따랐을까. 그들이 찾던 구원은 무엇이었을까. 다큐멘터리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그 유혹을 거부할 수 있었겠는가.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는 모두 잠재적인 구도자이자 잠재적인 희생자가 아닌가.

공식 예고편

Aum: The Untold Story (2018) — 다수 감독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