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월 30일, 베트남 중부의 후에시. 구정 공세가 시작되던 그날, 미 해병대 패리스 아일랜드 신병훈련소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18세의 레너드 로런스 이병은 훈련교관 하트먼 상사의 끊임없는 모욕과 폭력 속에서 서서히 정신이 무너져가고 있었다. "너는 텍사스의 찰스 휘트먼보다 못한 놈이다!"라고 외치던 교관의 목소리가 막사에 울려퍼질 때, 아무도 그 말이 예언이 될 줄은 몰랐다. 8주간의 지옥훈련이 끝나가던 어느 새벽, 로런스는 화장실에서 M14 소총으로 하트먼을 쏘고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베트남의 정글보다 더 잔혹했던 미국 본토의 훈련소, 그곳에서 첫 번째 전사자가 발생한 것이다.
베트남전 신병훈련소의 공포.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베트남전은 미국이 치른 가장 논란적인 전쟁이었다. 1955년부터 1975년까지 20년간 지속된 이 전쟁에서 미군 5만 8천여 명이 전사했고, 30만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전투에서 죽은 병사들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신병훈련소에서의 자살, 귀국 후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마약중독과 알코올중독으로 스러져간 이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특히 1960년대 후반의 신병훈련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전장이었다. 반전운동이 확산되던 시기, 징집된 청년들을 8주 만에 살인기계로 만들어야 했던 군대는 극단적인 훈련방식을 택했다. 인격모독, 집단폭행, 수면박탈이 일상이었고, 이를 견디지 못한 훈련병들의 자살과 탈영이 속출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87년 작품 Full Metal Jacket은 바로 이 지옥훈련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패리스 아일랜드 해병대 훈련소, 후반부는 1968년 구정 공세 당시의 후에시가 배경이다.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연기한 고머 파일(레너드 로런스)은 뚱뚱하고 굼뜬 훈련병으로, 리 어메이 하사가 완벽하게 소화한 하트먼 교관의 표적이 된다. "네 이름은 이제 고머 파일이다, 이 돼지새끼야!"로 시작되는 언어폭력은 점차 물리적 폭력으로 발전하고, 동료 훈련병들까지 가담하는 집단린치로 확대된다. 매튜 모딘이 연기한 조커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면서도 개입하지 못하는 방관자이자 증인이 된다.
Full Metal Jacket (1987), 스탠리 큐브릭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가 포착한 것은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가 적군이 아니라 아군이라는 역설이다. 베트남의 정글에서 죽은 병사들보다 먼저, 미국 본토의 훈련소에서 영혼이 살해당한 청년들이 있었다. 큐브릭은 하트먼 교관의 입을 통해 "해병대는 살인자를 양성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 살인자 양성 프로그램의 첫 번째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교관 자신과 훈련병의 죽음이었다. 영화 후반부에서 조커가 베트남 소녀 저격수를 사살하는 장면은 전반부 화장실 장면과 정확히 대칭을 이룬다. 미국에서 시작된 폭력의 사이클이 베트남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두 죽음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미국의 자기파괴적 전쟁을 상징한다.
2024년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미얀마에서 젊은이들이 총을 들고 있다. 그들 역시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학생이었고, 연인이었을 것이다. 현대전은 더 이상 신병훈련소에서 8주간의 지옥훈련을 거치지 않는다. 드론과 미사일이 주역인 시대다. 하지만 전쟁이 인간성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은 변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전투 영상들, 게임처럼 보이는 드론 공격 장면들은 오히려 폭력을 더욱 비인간화한다. 적을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간성을 죽이는 것, 그것이 모든 전쟁의 본질이다.
큐브릭이 Full Metal Jacket에서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쟁은 적을 죽이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을 죽여야 하는 모순적 행위다. 고머 파일의 비극은 56년 전 베트남전 훈련소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의 영혼이 살해당하고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평화의 이름으로. 우리는 여전히 묻지 않는다. 전쟁에서 진정한 첫 번째 사상자는 누구인가? 적인가, 아니면 우리 자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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