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1일,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30년 독재의 막을 내렸다. 국방부 청사 앞에 모인 수십만 시민들의 함성 속에서 아흐메드 아와드 이븐 아우프 국방장관이 쿠데타를 선언했다. 빵값 인상으로 시작된 시위는 넉 달 만에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고, 군부는 과도군사위원회를 구성해 권력을 장악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광장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이 원한 것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였다. 하르툼의 봄은 그렇게 시작됐고, 군부와 시민 사이의 긴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수단 민주화 혁명, 2019년 4월. 30년 독재자 알바시르를 퇴진시킨 수단 시민들의 대규모 연좌 시위. ⓒ AFP
수단의 2019년은 아랍의 봄 이후 가장 극적인 정치 변동의 해였다. 알바시르의 30년 통치는 다르푸르 학살, 경제 파탄, 국제적 고립을 남겼다. 시위대는 수단직업인협회를 중심으로 조직됐고, 여성들이 혁명의 선봉에 섰다. 흰 토브를 입고 시를 낭송하던 알라 살라의 모습은 혁명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군부는 권력 이양을 거부했고, 2019년 6월 3일 하르툼 대학살로 100명 이상이 희생됐다. 결국 군부와 시민 대표는 3년간의 과도정부 구성에 합의했지만, 2021년 10월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의 재쿠데타로 민주화의 꿈은 다시 좌절됐다.
모하메드 코르도파니 감독의 Goodbye Julia는 2005년 남북 수단 평화협정 직후 하르툼을 배경으로 한다. 북부 출신 중산층 여성 모나가 실수로 남부 출신 청년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죄책감에 그의 아내 줄리아를 가정부로 고용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에이만 유세프와 이남 아거가 연기하는 두 여성의 관계는 수단 사회의 깊은 균열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코르도파니는 개인적 죄의식과 사회적 편견,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교차시키며 수단 최초의 칸 영화제 진출작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2011년 남수단 독립 국민투표로 마무리되며, 이별이 때로는 공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일 수 있음을 조용히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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