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5일,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들의 함성은 중동 전역을 뒤흔든 '아랍의 봄'의 절정이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불꽃이 이집트로 번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높은 실업률과 부정부패, 경찰의 폭력에 지친 젊은이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결집했고, 18일간의 시위 끝에 무바라크는 권좌에서 물러났다. 타흐리르 광장은 그렇게 21세기 시민혁명의 상징적 공간이 됐다.
이집트 아랍의 봄, 2011년 1–18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수십만 시민이 무바라크 30년 독재 퇴진을 요구한 민주화 혁명. ⓒ AFP
그러나 독재자의 퇴진이 곧 민주주의의 도래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이집트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을 잡았다가 1년 만에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고, 압둘팟타흐 시시 장군이 새로운 독재자로 등장했다. 혁명의 주역이었던 세속주의 청년들과 이슬람주의자들, 그리고 군부 세력 간를 둘러싼 갈등은 이집트 사회를 삼분시켰다. 광장에서 함께 '빵, 자유, 사회정의'를 외치던 이들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됐다. 아랍의 봄은 그렇게 겨울로 변해갔다.
제헤인 누자임 감독의 The Square는 바로 이 격동의 시간을 생생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타흐리르 광장에서 벌어진 혁명의 전 과정을 밀착 촬영한 이 작품은 아흐메드, 칼리드, 마그디라는 세 명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혁명의 열기와 좌절,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이들의 모습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개인의 눈높이에서 조망하게 한다. 누자임 감독은 시위 현장의 긴박한 순간들과 활동가들의 일상을 교차 편집하며, 혁명이 단지 광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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