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4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방기는 셀레카 반군의 손에 떨어졌다. 프랑수아 보지제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나고 미셸 조토디아가 새로운 지도자로 등극한 그날, 도시는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슬람계 셀레카와 기독교계 안티-발라카 민병대 간의 충돌은 종교 전쟁의 양상을 띠었지만, 그 이면에는 다이아몬드와 금, 우라늄을 둘러싼 자원 쟁탈전이 도사리고 있었다. 한때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렸던 이 나라는 순식간에 지옥도로 변모했고, 수도 방기의 거리에는 시신들이 즐비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전, 2012–현재. 셀레카 반군과 안티발라카 민병대 간 종교·종족 갈등으로 수십만 명이 난민이 된 내전. ⓒ UNHCR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비극은 단순한 종교 갈등으로 설명될 수 없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이 나라는 끊임없는 쿠데타와 정치적 혼란을 겪어왔다. 장 베델 보카사의 잔혹한 독재, 외국 용병들의 준동, 그리고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013년 내전은 이러한 역사적 트라우마가 폭발한 결과였다. 프랑스군의 개입과 유엔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방기는 여전히 무법천지였다. 병원과 학교는 약탈당했고, 종교 시설들은 피난민 수용소로 변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했지만, 정의 실현은 요원해 보였다.
Bangui, City of the Dead는 2019년 다수의 현지 감독들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로, 내전 이후 방기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카메라는 폐허가 된 거리, 난민 캠프의 비참한 일상,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증언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실이다. 어제의 이웃이 오늘의 적이 되고, 살인자였던 소년병이 다시 평범한 아이로 돌아가려 애쓰는 모습은 관객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감독들은 선동적인 내레이션 대신 침묵과 응시로 진실을 전달한다. 부서진 성당의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무슬림 여인의 모습은 이 영화가 추구하는 화해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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