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월,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완전히 검은 것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발견을 발표했다. 그는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블랙홀도 복사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했고, 이는 '호킹 복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이 발견은 단순히 천체물리학의 영역을 넘어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주의 본질의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특히 블랙홀 근처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결합되면서, 시간여행이라는 SF적 상상력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
블랙홀 최초 관측, 2019년 4월 10일.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M87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최초로 촬영한 역사적 이미지. ⓒ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호킹의 발견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블랙홀은 더 이상 우주의 괴물이 아닌 시공간의 문지기로 인식되고 있다.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이 블랙홀 연구자들에게 수여된 것은 이 천체가 단순한 이론적 존재가 아닌 실재하는 우주의 구성요소임을 확인한 것이다.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근처에서는 1시간이 지구의 7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시간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에게 시간의 상대성과 인간 존재의 유한성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Interstellar는 이러한 과학적 개념을 인간 드라마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지구가 멸망 위기에 처한 근미래, 전직 NASA 파일럿 쿠퍼는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웜홀을 통과해 다른 은하계로 향한다. 매튜 매커너히가 연기한 쿠퍼는 블랙홀 '가르간투아' 근처의 행성을 탐사하면서 시간 지연을 경험하게 되고, 지구에 남은 딸 머피가 늙어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한다. 영화는 최첨단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부녀간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중심에 놓는다.

![[1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블랙홀과 시간여행, 크리스토퍼 놀란의 시선](/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49c41ea9dcd601d3e60d29a9278f383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