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월 17일, 미국 유타주에서 게리 길모어가 총살형으로 처형되었다. 그는 미국에서 10년간의 사형 집행 중단 이후 처형된 첫 번째 사형수였다. 길모어는 자신의 사형을 원했고, 항소를 포기하며 "Let's do it"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의 처형은 1972년 퍼먼 대 조지아 판결로 중단되었던 미국의 사형제도가 다시 시작되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텍사스, 플로리다, 버지니아 등 주요 주들이 사형 집행을 재개했고,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연간 수십 명이 처형되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길모어의 죽음은 단순한 형벌의 집행이 아닌, 미국 사회가 정의와 복수, 인간의 생명에 대해 내린 하나의 선택이었다.
사형제도와 정의.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사형제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형벌이면서도 가장 논란이 많은 제도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보복법에서 시작된 사형은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 프랑스 혁명의 단두대, 20세기 전체주의 정권의 숙청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미국에서 사형제도는 건국 초기부터 존재했지만, 1960년대 민권운동과 함께 그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흑인과 빈곤층이 불균형적으로 사형을 선고받는다는 통계는 사형제도가 과연 정의로운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1972년 연방대법원은 사형이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지만, 4년 후 다시 합헌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사회가 정의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대한 혼란을 보여준다.
팀 로빈스 감독의 Dead Man Walking은 실제 사형수와 수녀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수잔 서랜던이 연기한 헬렌 프레젠 수녀는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매튜 폰슬렛(숀 펜)의 영적 조언자가 된다. 영화는 폰슬렛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를 숨기지 않는다. 동시에 그가 처형을 기다리며 겪는 두려움과 후회,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서랜던은 종교적 신념과 인간적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수녀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고, 펜은 증오스러우면서도 연민을 자아내는 복잡한 인물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로빈스는 관객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피해자 가족의 고통과 가해자의 인간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정의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Dead Man Walking (1995), 팀 로빈스 감독. ⓒ Production Company
길모어의 처형과 Dead Man Walking은 모두 사형제도가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길모어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면, 영화 속 폰슬렛은 끝까지 살고자 한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국가가 한 인간의 생명을 끝낼 권리가 있는가라는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폰슬렛이 독극물 주사로 처형되는 장면을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의 이미지와 겹쳐 보여준다. 이는 모든 생명이 신성하다는 종교적 메시지이자, 사형제도 자체가 또 다른 살인이 될 수 있다는 정치적 비판이다. 프레젠 수녀가 폰슬렛의 손을 잡고 "나는 당신의 얼굴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죽음의 순간에도 인간은 홀로가 아니어야 한다는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다.
2025년 현재,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사형제도를 폐지했거나 사실상 집행을 중단한 국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사형을 집행한다.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중단했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사형제도가 존재한다. 최근 몇 년간 흉악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사형 집행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그러한 요구를 이해할 수 있지만, 동시에 오판 가능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적용,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Dead Man Walking이 보여주듯, 사형제도는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영혼에 관한 문제다.
정의는 복수와 다르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차이를 명확히 하기는 어렵다. 길모어의 처형으로 시작된 현대 미국의 사형 집행은 지금까지 1,500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갔다. 그중에는 나중에 무죄로 밝혀진 사례도 있었다. Dead Man Walking의 프레젠 수녀는 "모든 사람은 그가 저지른 최악의 행위 그 이상의 존재"라고 말한다. 이 말이 옳다면, 우리는 범죄자를 처벌하면서도 그의 인간성을 지켜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대로 이 말이 틀렸다면, 우리는 악을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악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사형대에 오르는 자와 그를 바라보는 우리 사이에 과연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적 연약함을 공유하고 있을까?

![[1월 5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중에는 나중에 무죄로 밝혀진 사례도 있었다](https://pltpjrfdfxxbnivrtoew.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films/dead_man_walking_backdrop.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