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9월 5일 새벽 4시 30분, 뮌헨 올림픽선수촌에 검은 복면을 쓴 8명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이 침입했다. '검은 9월단'이라 불리는 이들은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급습해 레슬링 코치 모세 와인베르크와 역도선수 요세프 로마노를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잡았다. 평화의 제전이던 올림픽 경기장이 순식간에 테러의 현장으로 변했다. 서독 경찰의 구출작전은 실패로 끝났고, 푸어스텐펠트브루크 공군기지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인질 전원과 테러리스트 5명,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가 TV로 지켜본 이 참극은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테러 사건으로 기록됐다.
뮌헨 올림픽 테러, 1972년 9월 5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이 뮌헨 올림픽 선수촌에서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인질로 잡고 살해한 사건. ⓒ AP통신
뮌헨 테러는 단순한 무차별 폭력이 아니었다.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고향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절망적 저항이었고, 중동 분쟁이 국제무대로 확산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신의 분노' 작전을 승인했다. 모사드 요원들로 구성된 암살팀이 유럽과 중동 전역에서 테러 관련자들을 추적해 제거하는 비밀작전이었다. 하지만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낳았고, 폭력의 연쇄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1973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는 무고한 모로코인을 팔레스타인 지도자로 오인해 살해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정의를 위한 복수가 과연 정당한가라는 윤리적 딜레마가 국제사회에 던져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Munich는 이 복수극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에릭 바나가 연기한 주인공 아브너는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조국의 부름을 받고 암살팀의 리더가 된다. 영화는 164분 동안 5명의 요원이 유럽 각지에서 표적을 추적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따라간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폭탄으로 첫 표적을 제거하는 장면부터 시작해, 로마, 키프로스, 베이루트, 아테네를 거치며 11명의 표적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다니엘 크레이그, 키어런 하인즈 등이 연기한 팀원들은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점차 회의에 빠진다. 특히 한 표적의 어린 딸이 폭탄에 희생될 뻔한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괴물이 돼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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