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2월 5일, 과테말라 엘키체 주의 작은 마을 산타 마리아 추판. 새벽녘 정부군이 마을을 포위했다. 리오스 몬트 장군의 '초토화 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군인들은 집집마다 돌며 주민들을 끌어냈다. 남자들은 교회 앞 광장에, 여자와 아이들은 학교 건물에 가두었다. 그리고 학살이 시작됐다. 3일간 이어진 이 참극으로 177명의 마야 원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생존자 마리아 티우는 훗날 증언했다. "그들은 우리가 게릴라를 돕는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저 옥수수를 키우는 농부들이었을 뿐이다."

과테말라 원주민 학살, 1981–1983년. 리오스 몬트 군사독재 정권이 마야 원주민 수만 명을 학살한 초토화 작전 시기의 기록. ⓒ Amnesty International
1960년부터 시작된 과테말라 내전은 1980년대 초 절정에 달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부 정권은 좌익 게릴라 소탕을 명분으로 원주민 공동체를 체계적으로 파괴했다. 특히 1982년 쿠데타로 집권한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는 '콩과 총알' 정책을 내세웠다. 협력하는 마을에는 식량을, 저항하는 마을에는 총알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야 원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차별 학살이 자행됐다. 유엔 진상조사위원회는 36년간의 내전 기간 중 20만 명이 사망했고, 그중 83%가 마야 원주민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내전이 아닌 인종 청소였다.
1983년,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파멜라 예이츠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테말라로 향했다. 그녀가 만든 When the Mountains Tremble은 키체족 여성 리고베르타 멘추의 증언을 중심으로 원주민들의 고통을 생생히 담아냈다. 멘추는 아버지와 형제들을 군부의 탄압으로 잃었다. 영화는 그녀의 개인적 비극을 통해 과테말라 원주민 전체의 역사적 고통을 조명한다. 예이츠 감독은 게릴라들과 함께 산악 지대를 이동하며 촬영했고, 정부군의 공격을 피해 밀림을 헤매기도 했다. 카메라는 불타는 마을과 울부짖는 여인들, 그리고 침묵하는 국제사회를 차갑게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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