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7일, 튀니지 중부 도시 시디 부지드에서 26세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무허가 노점상이었던 그는 경찰의 단속과 공무원의 모욕에 항의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부아지지의 분신은 단순한 개인의 절망이 아니었다. 그것은 23년간 벤 알리 독재 정권 아래서 억압받아온 튀니지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도화선이었다. 2011년 1월 14일,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벤 알리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도망쳤다. 불과 28일 만에 독재 정권이 무너진 것이다. 시민들은 이 혁명을 '재스민 혁명'이라 불렀다. 튀니지의 국화인 재스민처럼 작고 여린 꽃이 모여 거대한 향기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였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 2010–2011년. 노점상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의 분신이 촉발한 혁명으로 벤 알리 23년 독재가 무너졌다. ⓒ AFP
재스민 혁명은 단지 튀니지만의 사건이 아니었다. 높은 실업률, 부패한 정권, 표현의 자유 억압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의 공통된 문제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튀니지의 소식은 실시간으로 퍼져나갔고,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예멘으로 혁명의 불꽃이 번졌다. '아랍의 봄'이라 불린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냉전 종식 이후 가장 극적인 정치적 격변이었다. 하지만 튀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혁명은 실패했다. 이집트는 군부 독재로 회귀했고, 시리아와 예멘은 내전의 늪에 빠졌다. 왜 튀니지만이 민주화에 성공했을까? 역사학자들은 튀니지의 강력한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그리고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간의 대화와 타협을 주목한다.
제시 디터 감독의 다큐멘터리 A Revolution in Four Seasons는 재스민 혁명 이후 5년간 튀니지의 변화를 네 계절에 걸쳐 추적한다. 감독은 혁명에 참여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거리의 청소부, 카페 주인, 대학생, 택시 운전사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거대한 구호나 정치적 분석 대신 작은 일상의 변화에 주목한다. 혁명 후 처음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의 설렘, 첫 민주 선거에서 투표하는 손의 떨림, 그리고 경제난과 테러 위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들. 디터 감독은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튀니지인들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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