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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째주 · 2025
[5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와 현실 모두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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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와 현실 모두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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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1일,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미초아칸 주에 6,500명의 연방군을 투입하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열흘 만의 결정이었다. 시날로아, 걸프, 후아레스 카르텔 등 거대 마약 조직들이 영토를 놓고 벌이는 전쟁은 이미 연간 2,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었다. 칼데론은 90일 안에 치안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아레스 시에서만 2010년 한 해 3,000명이 살해당했다. 국경도시들은 낮에도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가 되었고, 참수된 시신들이 다리에 매달렸다.

역사 사건

멕시코 마약전쟁.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이 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섰다. 카르텔들은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경찰과 군인을 매수했다. "은인가 납인가"라는 그들의 제안은 협조하면 돈을, 거부하면 총알을 의미했다. 미국은 메리다 이니셔티브로 16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무기와 장비는 종종 카르텔 손에 들어갔다. 2014년 이과라 시에서 43명의 학생이 실종된 사건은 지방정부, 경찰, 카르텔이 하나로 얽혀있음을 보여줬다. NAFTA 이후 급증한 국경 무역은 마약 밀수의 고속도로가 되었고, 연간 400억 달러의 마약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국가 권력과 범죄 조직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일반 시민들만이 희생되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Sicario는 이 모호한 경계선을 영화적으로 형상화한다.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는 애리조나에서 끔찍한 현장을 목격한 후 CIA가 주도하는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그녀의 눈을 통해 우리는 후아레스의 지옥도를 목격한다. 낮에도 거리에 널브러진 시체들, 총성에 무감각해진 시민들.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알레한드로는 복수에 사로잡힌 전직 검사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잔혹한 방식으로 카르텔과 싸운다. 조시 브롤린의 CIA 요원 맷은 "늑대를 잡으려면 늑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로저 디킨스의 카메라는 국경지대의 메마른 풍경을 마치 현대의 묵시록처럼 담아낸다.

영화 스틸

Sicario (2015), 드니 빌뇌브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와 현실 모두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흐릿하다. 멕시코군은 민간인을 고문하고, 미국 정부는 불법 작전을 승인한다. Sicario의 알레한드로처럼,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카르텔에 가족을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되었다. 영화 속 후아레스 장면은 2010년 실제 후아레스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다리에서 바라본 도시 전경, 국경 검문소의 긴장감, 터널을 통한 밀수. 영화는 케이트의 무력함을 통해 이 전쟁에서 법치와 도덕이 얼마나 무력한지 보여준다. "이곳에선 모든 게 개인적이야"라는 알레한드로의 대사는 국가 대 카르텔이 아닌, 복수와 탐욕이 뒤얽힌 진흙탕 싸움의 본질을 드러낸다.

2025년 현재, 멕시코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연간 사망자는 여전히 3만 명을 넘고, 펜타닐 위기로 전선은 더욱 복잡해졌다. 미국에서는 연간 10만 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양국 정부는 여전히 군사적 해법에 의존하지만, 19년간의 전쟁이 증명하듯 총과 감옥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이길 수 없다. 카르텔은 이제 아보카도와 라임 농장까지 장악했고, 합법 경제와 불법 경제의 구분은 더욱 모호해졌다. Sicario가 그렸던 도덕적 회색지대는 현실에서 더욱 짙어졌다. 법치국가라는 환상은 국경지대에서 매일 산산조각 난다.

빌뇌브는 Sicario에서 "괴물과 싸우다 보면 스스로 괴물이 된다"는 니체의 경구를 영상으로 구현했다. 멕시코 마약전쟁은 이 경구가 국가 차원에서 현실화된 비극이다. 수만 명의 실종자, 고아가 된 아이들, 황폐해진 도시들. 이 모든 희생에도 마약은 여전히 국경을 넘고, 돈은 여전히 남쪽으로 흐른다. 우리는 언제까지 폭력으로 폭력을 해결하려 할 것인가? 케이트가 영화 끝에서 느꼈던 무력감과 환멸을, 우리는 언제까지 현실에서 반복할 것인가? 전쟁을 끝내는 것은 더 많은 총이 아니라, 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구조를 바꾸는 용기가 아닐까?

공식 예고편

Sicario (2015) — 드니 빌뇌브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