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1일,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미초아칸 주에 6,500명의 연방군을 투입하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열흘 만의 결정이었다. 시날로아, 걸프, 후아레스 카르텔 등 거대 마약 조직들이 영토를 놓고 벌이는 전쟁은 이미 연간 2,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었다. 칼데론은 90일 안에 치안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아레스 시에서만 2010년 한 해 3,000명이 살해당했다. 국경도시들은 낮에도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가 됐고, 참수된 시신들이 다리에 매달렸다.
멕시코 마약전쟁, 2006년–현재. 칼데론 정부의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 이후 15만 명 이상이 사망한 멕시코-미국 국경 마약 전쟁. ⓒ Reuters
이 전쟁의 본질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섰다. 카르텔들은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경찰과 군인을 매수했다. "은인가 납인가"라는 그들의 제안은 협조하면 돈을, 거부하면 총알을 의미했다. 미국은 메리다 이니셔티브로 16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무기와 장비는 종종 카르텔 손에 들어갔다. 2014년 이과라 시에서 43명의 학생이 실종된 사건은 지방정부, 경찰, 카르텔이 하나로 얽혀있음을 보여줬다. NAFTA 이후 급증한 국경 무역은 마약 밀수의 고속도로가 됐고, 연간 400억 달러의 마약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국가 권력과 범죄 조직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 일반 시민들만이 희생됐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Sicario는 이 모호한 경계선을 영화적으로 형상화한다.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는 애리조나에서 끔찍한 현장을 목격한 후 CIA가 주도하는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그녀의 눈을 통해 우리는 후아레스의 지옥도를 목격한다. 낮에도 거리에 널브러진 시체들, 총성에 무감각해진 시민들.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알레한드로는 복수에 사로잡힌 전직 검사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잔혹한 방식으로 카르텔과 싸운다. 조시 브롤린의 CIA 요원 맷은 "늑대를 잡으려면 늑대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로저 디킨스의 카메라는 국경지대의 메마른 풍경을 마치 현대의 묵시록처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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