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9일, 아프리카 대륙의 심장부에서 세계 193번째 국가가 탄생했다.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서 살바 키르 초대 대통령이 독립을 선포하는 순간, 수십만 군중이 환호성을 질렀다. 반세기에 걸친 내전과 2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투쟁 끝에 얻어낸 독립이었다. 수단 정부와의 포괄적 평화협정(CPA) 체결 6년 만에, 남수단 주민의 98.83%가 독립을 선택했다. 그날 주바의 하늘엔 새로운 국기가 펄럭였고, 거리마다 "자유롭게 태어났다"는 국가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축제의 환희 뒤에는 석유 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종족 간 반목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수단 내전과 '잃어버린 소년들', 1983–2005년. 제2차 수단 내전으로 고아가 된 2만여 명의 소년들이 수천 km를 걸어 에티오피아·케냐 난민캠프로 탈출했다. ⓒ UNHCR
남수단의 독립은 단순한 영토 분리가 아니었다. 아랍계 무슬림이 주도하는 북부와 흑인 기독교도가 다수인 남부 사이의 문명 충돌이었고, 석유 매장지를 둘러싼 경제 전쟁이었으며, 딩카족과 누에르족 간의 권력 투쟁이 얽힌 복잡한 정치적 각축이었다. 오마르 알바시르가 이끄는 수단 정부는 남부의 풍부한 석유 자원을 놓아주기 싫어했고, 남수단은 내륙국가로서 석유 수출을 위해 북부의 파이프라인에 의존해야 했다. 독립 후 불과 2년 만에 살바 키르 대통령과 리에크 마차르 부통령 간의 권력 다툼이 내전으로 번졌고, 독립의 꿈은 또 다른 비극의 서막이 됐다. 국제사회가 축하했던 최연소 국가는 곧 최빈국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필리프 팔라르도 감독의 The Good Lie는 남수단 내전의 참상을 '로스트 보이즈'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1987년 내전 중 부모를 잃고 난민캠프를 전전하다 미국으로 이주한 수단 난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리즈 위더스푼이 고용 상담사 캐리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실제 남수단 출신 배우들이다. 마미어, 폴, 제레마이어, 아비탈 형제는 13년간 케냐 카쿠마 난민캠프에서 살다가 미국 캔자스시티로 이주한다. 낯선 땅에서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를 하며 적응하려 애쓰지만, 전쟁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특히 형제들을 구하고 자신은 남았던 맏형 테오의 부재는 죄책감으로 남아 그들을 괴롭힌다.

![[5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남수단의 불행도, 난민들의 고통도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1131da7b1f4557af1b240f5bdcb1d3f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