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2월 25일 새벽, 수리남의 수도 파라마리보에서 16명의 하사관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데시 바우테르세가 이끄는 이들은 헨크 아론 정부를 전복시키고 군사평의회를 구성했다.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지 불과 5년, 남미 대륙 북동부의 작은 나라는 군부 독재의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바우테르세는 "부패한 정치인들로부터 국가를 구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오랜 독재의 시작이었다. 1982년 12월 8일, 그는 반대파 지식인과 언론인 15명을 처형하며 공포정치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12월 살인'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수리남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장면으로 남아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사탕수수 농장 노동 착취. 아이티 이주 노동자들이 도미니카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예에 가까운 조건으로 착취당하는 현실. ⓒ Human Rights Watch
수리남의 비극은 단순한 권력욕의 결과가 아니었다. 독립 직후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군부는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삼았다. 바우테르세는 민족주의와 반제국주의를 내세워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실상은 마약 밀매와 연루되며 국가를 사유화했다. 네덜란드는 원조를 중단했고, 국제사회는 수리남을 고립시켰다. 1987년 민정 이양 후에도 바우테르세는 군부를 통해 막후 권력을 행사했고, 1990년에는 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놀랍게도 그는 2010년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돼 2020년까지 집권했다. 독재자가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돌아온 것이다.
빌 헤이니 감독의 The Price of Sugar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 국경지대 사탕수수 농장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한 다큐멘터리다. 크리스토퍼 하트리 신부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는 아이티 이주노동자들의 노예에 가까운 삶을 포착한다. 바테이라 불리는 농장 숙소에서 그들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채 12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린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병원은 꿈도 꿀 수 없다. 영화는 담담한 톤으로 21세기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대판 노예제를 폭로한다. 하트리 신부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자, 농장주들과 정부는 그를 추방하려 한다.

![[5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하나는 정치권력의 폭력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착취의 극단이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398f524d2e6ff97485f7cbc8a9d245b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