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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가 쫓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영화로 세상을 보다

[7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가 쫓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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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코트디부아르 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런'은 정치적 암살에 연루돼 도망자가 된 청년의 여정을 따라간다. 영화는 종족·종교·지역에 따라 누구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내전의 트라우마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분열된 사회에서도 지속되는 인간성의 양면을 보여준다.

2011년 4월 11일, 코트디부아르의 최대 도시 아비장에서 로랑 그바그보가 체포됐다. 프랑스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의 지원을 받은 알라산 와타라의 군대가 대통령 관저를 포위한 지 열흘 만이었다. 2010년 11월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권력을 고수하려던 그바그보의 몰락은, 약 3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5개월간의 유혈 사태를 끝내는 신호탄이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권력 투쟁의 종결이 아니었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쌓여온 종족 갈등과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신식민주의적 개입이 폭발한 비극의 정점이었다.

역사 사건

코트디부아르 내전, 2002–2011년. 종교·민족 갈등으로 두 차례 내전이 벌어져 수천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난민이 된 코트디부아르. ⓒ UNHCR

코트디부아르는 한때 '서아프리카의 기적'으로 불렸다. 코코아와 커피 수출을 통해 이룩한 경제 성장은 주변국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경제가 악화되자, 잠재돼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북부의 무슬림과 남부의 기독교인, 토착민과 이주민 사이의 긴장은 정치인들에 의해 교묘하게 이용됐다. '이부아리테'(Ivoirité)라는 배타적 민족주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수십 년간 함께 살아온 이웃들이 적이 됐다. 2002년부터 시작된 내전은 나라를 둘로 갈라놓았고, 평화협정과 선거는 오히려 새로운 폭력의 빌미가 됐다.

필리프 라코트 감독의 Run은 바로 이 상처 입은 땅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2014년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 작품은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한 청년의 여정을 따라간다. 주인공 런은 정치적 암살에 연루돼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아비장의 빈민가에서 시작된 그의 도주는 열대우림을 거쳐 신성한 숲까지 이어진다. 라코트는 핸드헬드 카메라와 자연광을 활용해 런의 숨 가쁜 질주를 생생하게 포착한다. 신인 배우 압둘라예 아수에의 연기는 날것 그대로의 두려움과 생존 본능을 전달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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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비극의 통찰

Run (2014), 필리프 라코트 감독. 아비장 거리에서 쫓기는 청년이 내전의 혼란 속에서 생존과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장면. ⓒ Banshee Films

영화 속 런의 도주는 코트디부아르가 겪은 집단적 트라우마의 은유다. 그가 쫓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군가의 적으로 지목됐다는 사실뿐이다. 이는 내전 기간 동안 수많은 코트디부아르인들이 경험한 현실이었다. 종족, 종교, 출신 지역에 따라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 런이 도시에서 밀림으로, 현대에서 전통으로 후퇴하는 여정은 내전이 가져온 문명의 퇴행을 상징한다. 동시에 그가 만나는 사람들 - 그를 숨겨주는 이들과 쫓는 이들 - 은 분열된 사회에서도 지속되는 인간성의 양면을 보여준다.

2025년 현재, 코트디부아르는 표면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와타라 대통령 하에서 경제는 다시 성장하고 있고, 아비장의 스카이라인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화해와 정의 문제는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엉킨 내전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은 미진했고, 많은 이들이 침묵 속에서 고통을 삼키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와 혐오의 정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조차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경계선이 선명해지고 있다.

라코트의 Run이 던지는 질문은 코트디부아르를 넘어선다. 평범한 개인이 거대한 폭력의 톱니바퀴에 휩쓸릴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존을 위한 도주가 유일한 선택일 때,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 그리고 분열과 증오의 상흔을 안고도, 우리는 다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런의 지친 얼굴에 비친 희미한 빛이,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가능성을 암시할 뿐이다. 우리 시대에도 수많은 '런'들이 달리고 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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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년 코트디부아르 내전 사망자
2011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코트디부아르 분쟁 인권 상황 보고서
코트디부아르 내전, 2002–2011년. 종교·민족 갈등으로 두 차례 내전이 벌어져 수천 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이 난민이 된 코트디부아르. ⓒ UNHCR 코트디부아르는 한때 '서아프리카의 기적'으로 불렸다.

Run (2014), 필리프 라코트 감독. 아비장 거리에서 쫓기는 청년이 내전의 혼란 속에서 생존과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장면. ⓒ Banshee Films

경제성장에서 내전으로 전락한 코트디부아르의 역사는 신식민주의와 구조적 불평등이 어떻게 폭력으로 폭발하는지 보여준다. 서아프리카 정치 이해에 필수적인 사건이다.

2010년대 사건이지만 2025년 현재의 양극화와 혐오 정치 확산을 반영한다.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선명해지는 전 지구적 현상과 맞닿아 있다.

코트디부아르가 표면적 안정을 되찾았으나 진실화해위원회 미진과 침묵 속 고통은 전후 트라우마 극복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역사 치유의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런의 도주는 코트디부아르가 겪은 집단적 트라우마의 은유다. 그가 쫓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군가의 적으로 지목됐다는 사실뿐이다. 이는 내전 기간 동안 수많은 코트디부아르인들이 경험한 현실이었다. 종족, 종교, 출신 지역에 따라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 런이 도시에서 밀림으로, 현대에서 전통으로 후퇴하는 여정은 내전이 가져온 문명의 퇴행을 상징한다. 동시에 그가 만나는 사람들 - 그를 숨겨주는 이들과 쫓는 이들 - 은 분열된 사회에서도 지속되는 인간성의 양면을 보여준다.

2025년 현재, 코트디부아르는 표면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와타라 대통령 하에서 경제는 다시 성장하고 있고, 아비장의 스카이라인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화해와 정의 문제는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엉킨 내전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은 미진했고, 많은 이들이 침묵 속에서 고통을 삼키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와 혐오의 정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조차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경계선이 선명해지고 있다.

라코트의 Run이 던지는 질문은 코트디부아르를 넘어선다. 평범한 개인이 거대한 폭력의 톱니바퀴에 휩쓸릴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존을 위한 도주가 유일한 선택일 때,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 그리고 분열과 증오의 상흔을 안고도, 우리는 다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런의 지친 얼굴에 비친 희미한 빛이,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가능성을 암시할 뿐이다. 우리 시대에도 수많은 '런'들이 달리고 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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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내전 시작
브리태니커 'Côte d’Ivoire Civil Wars'·유엔 안보리 결의 1464호(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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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칸 영화제 상영
칸영화제 2014 공식 선정작 발표 및 추가 선정 공지 ('Run' 상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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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프랑스로부터 독립
브리태니커 'Côte d’Ivoire' (1960년 8월 7일 프랑스로부터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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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혐오정치를 향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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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결의 화해 정의
공식 예고편

Run (2014) — 필리프 라코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