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7일, 서울 한강에서 기형 물고기가 대량 발견됐다. 마포대교 인근에서 시작된 이 현상은 곧 한강 전역으로 확산됐고, 환경부는 긴급 수질검사에 착수했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붕어, 등뼈가 굽은 잉어, 지느러미가 없는 메기까지, 한강은 마치 거대한 실험실이 된 듯했다. 2000년 주한미군 영안실에서 포름알데히드를 무단 방류한 사건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시민들은 한강의 미래를 우려했다. 이는 단순한 환경오염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생태계를 향한 경고음이었다.
주한미군 한강 포름알데히드 방류 사건, 2000년. 용산 미군기지에서 독성 화학물질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맥팔랜드 사건. ⓒ 한겨레
한강의 기형 물고기 출현은 한국 사회의 압축 성장이 남긴 그림자였다. 1960년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 경제개발은 동시에 '한강의 비극'을 잉태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진 공장 폐수, 생활하수, 그리고 군사기지의 화학물질들이 한강 바닥에 차곡차곡 쌓였다. 2006년의 기형 물고기는 40년간 축적된 환경 파괴의 결과물이었다. 정부는 뒤늦게 한강 정화 사업을 발표했지만, 이미 생태계의 균형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무너져 있었다. 시민들은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더 이상 먹지 않았고, 한강은 생명의 강에서 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The Host는 바로 이 한강을 무대로 한 괴물 영화다. 2000년 맥팔랜드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이 영화는 미군 기지에서 흘러나온 포름알데히드가 한강에 괴물을 탄생시킨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송강호가 연기한 한강 매점 주인 강두는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괴물에게 딸을 빼앗기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가 함께 만들어낸 가족 군상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특히 고아성이 연기한 현서가 하수구에서 보여준 생존 의지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봉준호는 할리우드식 괴수 영화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한국적 정서와 사회 비판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7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봉준호가 괴물을 통해 비판한 것은 단순히 환경 파괴만이 아니었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fd234d26526381dc246fddcb1832d77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