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가자 분쟁은 2024년 내내 중동을 피로 물들였다.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는 폐허가 됐고, 4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병원과 학교, 난민캠프까지 무차별 폭격이 이어졌고, 230만 가자 주민들은 인도적 재앙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국제사회는 휴전을 촉구했지만, 양측의 증오는 더욱 깊어만 갔다. 이 비극적 순환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반복돼온 역사의 또 다른 장이었다.
이스라엘 서안지구 분리장벽 건설, 2002년–현재. 팔레스타인 마을 빌린에서 올리브 나무 밭을 가로지르는 분리장벽에 항의하는 주민들. ⓒ Reuters
이번 분쟁의 본질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75년간 이어진 영토와 정체성을 둘러싼 실존적 투쟁이다. 이스라엘은 생존권과 안보를 내세우며 가자 봉쇄와 군사작전을 정당화했고, 팔레스타인은 점령과 탄압에 맞선 저항권을 주장했다. 국제법과 인권의 잣대는 양측의 폭력 앞에서 무력했다. 미국과 유럽의 이중잣대, 아랍 국가들의 무관심, UN의 무능력이 드러났다. 분쟁의 이면에는 종교적 성지를 둘러싼 갈등, 난민 귀환권 문제, 정착촌 확대라는 구조적 모순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2011년 개봉한 5 Broken Cameras는 팔레스타인 농부 에마드 부르나트가 5년간 기록한 저항의 연대기다. 요르단강 서안의 작은 마을 빌린에서 이스라엘 분리장벽 건설에 맞선 비폭력 시위를 담았다. 아들의 성장을 기록하려 산 카메라는 점령의 일상을 증언하는 도구가 됐고, 이스라엘군의 총탄과 폭력으로 다섯 대의 카메라가 파괴됐다. 부르나트는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올리브 나무가 뽑히고, 이웃이 체포되고, 아이들이 최루탄에 쓰러지는 현실을 전한다. 카메라는 무기가 되고, 영상은 저항이 됐다.

![[7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카메라는 계속 부서지고, 진실은 묻히고, 죽음만이 숫자로 남는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ea95ae327d5fb11f0514670bfe57c53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