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7년 6월 15일, 파리 북역에서 생제르맹 방향으로 향하던 열차가 전복됐다. 당시 프랑스 철도는 계급별로 칸을 나누어 운행했는데, 1등석 승객들은 쿠션이 있는 좌석에서 편안히 여행했지만 3등석 승객들은 나무 의자에 빽빽이 들어찬 채 이동해야 했다. 사고 당시 사망자 대부분이 3등석 승객이었다. 부유한 1등석 승객들은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지만, 과밀하게 탑승한 3등석 승객들은 서로 부딪치며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은 산업혁명 시대 계급 격차가 얼마나 잔인하게 생명의 가치마저 나누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기록됐다.
기후 불평등과 옥스팜 보고서, 2020년.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하위 50%보다 2배 이상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보고서. ⓒ Oxfam
19세기 중반 유럽의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계급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열차 칸의 구조는 사회 계층을 그대로 반영했고, 이는 법적으로도 보호받았다. 상류층은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여행의 낭만을 즐겼지만, 노동자들은 가축 운반 칸과 다를 바 없는 환경에서 이동해야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안전 규정마저 계급에 따라 달랐다는 점이다. 1등석에는 비상 탈출구가 있었지만 3등석에는 없었고, 사고 시 구조 우선순위도 티켓 가격에 따라 결정됐다. 철도 회사들은 이런 차별을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했다.
봉준호 감독의 Snowpiercer는 지구가 빙하기에 접어든 후 살아남은 인류가 영구 동력 열차에서 생활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커티스는 꼬리칸의 하층민으로,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을 먹으며 생존한다. 반면 앞칸의 상류층은 초밥과 와인을 즐기며 파티를 연다. 열차는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만든 '영원한 엔진'으로 움직이며, 각 칸은 철저히 계급별로 분리돼 있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메이슨은 "모든 것에는 제자리가 있다"며 이 질서를 신성시한다. 영화는 커티스 일행이 앞칸을 향해 전진하는 혁명의 여정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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