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11월 6일, 모로코 국왕 하산 2세는 35만 명의 비무장 민간인을 이끌고 서사하라 국경을 넘었다. '녹색 행진'으로 불린 이 대규모 시위는 스페인 식민지였던 서사하라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모로코의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코란을 손에 든 행진자들은 모로코 국기를 흔들며 전진했고, 국제사회는 이 전례 없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스페인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서사하라의 운명은 급격히 바뀌었고, 원주민 사하라위족의 독립 꿈은 물거품이 됐다.
서사하라 폴리사리오 전선, 1973년–현재. 모로코 점령에 맞서 알제리 틴두프 난민캠프를 거점으로 독립투쟁을 계속하는 사하라위 난민들. ⓒ AFP
서사하라 문제는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선다. 인산염이 풍부한 이 지역은 경제적 가치가 막대했고, 대서양 연안의 어장은 황금어장으로 불렸다. 모로코는 이 지역을 남부 지방으로 편입시켰고, 사하라위족의 독립운동 단체인 폴리사리오 전선은 알제리의 지원을 받아 무장투쟁을 시작했다. 1991년 UN의 중재로 휴전이 성립됐지만, 약속된 독립 투표는 3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16만 명이 넘는 사하라위 난민들은 알제리 틴두프의 사막 한가운데 난민촌에서 세대를 이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스페인 감독 알바로 롱고리아의 다큐멘터리 Sons of the Clouds는 이 잊혀진 분쟁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내레이터로 참여한 이 작품은 틴두프 난민촌의 일상과 사하라위족의 끈질긴 저항을 기록한다. 영화는 모래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텐트촌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향을 잃은 민족의 아픔을 전한다. 특히 스페인어로 교육받은 노년층과 아랍어만 구사하는 젊은 세대 사이의 문화적 단절은 시간이 만든 또 다른 비극을 보여준다.

![[8월 2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그러나 틴두프의 난민들은 포기하지 않는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9051a73d4ca2fa1e6f282d383118ad2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