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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째주 · 2025
[8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축구장의 소녀들과 무대 위의 가수들은 같은 싸움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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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축구장의 소녀들과 무대 위의 가수들은 같은 싸움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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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카불의 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소녀들이 축구공을 차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 샤브남 루스탄은 동료들과 함께 리우 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렸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지 15년, 이들은 단순히 공을 차는 것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친 금기에 도전하고 있었다. 운동장 밖에서는 여전히 부르카를 쓴 여성들이 지나갔고, 소녀들의 부모 중 일부는 딸의 얼굴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하지만 이 열여섯 명의 선수들은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당당히 경기장에 섰다.

역사 사건

아프간 소녀 축구팀.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아프간 여성들의 스포츠 활동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정치적 행위였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 통치 하에서 여성들은 교육받을 권리는 물론 집 밖으로 나갈 자유조차 박탈당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아프간 여성 선수가 처음 출전했을 때, 그것은 국제사회에 보내는 변화의 신호였다. 하지만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여자 축구팀 선수들은 끊임없는 위협에 시달렸고, 가족들로부터도 압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2010년 남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2013년에는 아프간 여자축구리그가 창설되기에 이르렀다.

하바나 마킹 감독의 다큐멘터리 Afghan Star는 2005년 시작된 아프간 버전 '아메리칸 아이돌'을 추적한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 음악조차 금지되었던 나라에서, 수백만 명이 TV 앞에 모여 젊은이들의 노래를 들었다. 영화는 네 명의 참가자, 특히 여성 참가자 리마와 세타라의 여정을 따라간다. 세타라가 준결승에서 스카프를 벗고 춤을 추는 장면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혁명적 행위였다. 카메라는 그녀를 향한 살해 위협과 가족의 갈등, 그리고 예술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담히 포착한다.

영화 스틸

Afghan Star (2009), 하바나 마킹 감독. ⓒ Production Company

축구장의 소녀들과 무대 위의 가수들은 같은 싸움을 하고 있었다. 둘 다 신체를 드러내고, 대중 앞에 서며, 개인의 재능을 과시하는 행위였다. 이는 여성을 비가시적 존재로 만들려 했던 극단주의에 대한 저항이었다. Afghan Star의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노래했듯, 축구팀 선수들도 경기장에 설 때마다 위험을 감수했다. 영화 속 한 참가자의 말처럼, "우리는 단지 노래하고 싶을 뿐"이라는 소박한 바람이 얼마나 급진적인 요구가 될 수 있는지, 축구공을 차고 싶다는 소녀들의 꿈이 얼마나 전복적인 행위가 되는지를 두 이야기는 보여준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아프간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해외로 탈출했고, TV 음악 프로그램들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한 번 맛본 자유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호주로 망명한 아프간 여자 축구팀은 계속 훈련하고 있으며, Afghan Star의 일부 참가자들은 해외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문화적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며 동시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상기시킨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자유들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건 투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축구공을 차는 소녀와 무대에서 노래하는 청년. 이들은 단순히 꿈을 좇은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는 권리를 주장했다. Afghan Star가 보여주듯, 예술과 스포츠는 때로 가장 강력한 저항의 언어가 된다. 총성이 울리는 곳에서도 노래는 계속되고, 폭압이 지배하는 곳에서도 공은 계속 굴러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금지된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용기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자유롭게 꿈꿀 권리조차 빼앗긴 이들 앞에서, 우리의 무관심은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 되는 것은 아닐까?

공식 예고편

Afghan Star (2009) — 하바나 마킹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