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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째주 · 2025
[10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우주경쟁 소련 우주비행사, 필립 카우프만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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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우주경쟁 소련 우주비행사, 필립 카우프만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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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10월 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61년 4월 12일, 27세의 소련 공군 소령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해 108분간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지구는 푸른빛이었다"라는 그의 말은 인류가 처음으로 우주에서 바라본 고향의 모습이었다. 미국이 앨런 셰퍼드를 우주로 보낸 것은 그보다 23일 늦은 5월 5일이었다. 냉전의 한복판에서 소련은 우주경쟁의 선두주자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고, 이는 단순한 과학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체제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정치적 사건이었다.

역사 사건

우주경쟁 소련 우주비행사.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은 세르게이 코롤료프라는 천재 과학자의 지휘 아래 철저한 비밀주의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의 신원은 1966년 사망할 때까지 국가기밀이었고, 서방에서는 그를 '수석 설계자'라고만 불렀다. 반면 미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었고, 실패까지도 전 세계에 중계되었다. 1957년 12월 6일 뱅가드 로켓이 발사 2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은 미국의 굴욕을 상징했다. 케네디 대통령이 1961년 5월 25일 "10년 내에 달에 인간을 보내겠다"고 선언한 것은 소련에 대한 열등감과 국가적 자존심이 뒤섞인 결정이었다. 우주는 냉전의 새로운 전장이 되었고, 로켓은 미사일 기술의 평화적 전용이자 동시에 군사력의 과시였다.

필립 카우프만 감독의 The Right Stuff는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들인 머큐리 7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톰 울프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947년 척 예거가 음속의 벽을 돌파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1963년 고든 쿠퍼의 머큐리 계획 마지막 비행까지를 다룬다. 샘 셰퍼드가 연기한 척 예거는 우주비행사가 되기를 거부하고 시험비행사로 남은 전통적 영웅상을 대변하며, 에드 해리스의 존 글렌은 국가가 원하는 모범적 우주비행사의 이미지를 체현한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개인의 용기와 국가적 야망, 언론의 조작과 진실한 영웅주의 사이의 긴장을 탐구한다. 카우프만은 다큐멘터리적 사실주의와 서부극의 신화적 서사를 결합해, 우주시대 초기의 복잡한 면모를 포착한다.

영화 스틸

The Right Stuff (1983), 필립 카우프만 감독. ⓒ Production Company

영화가 포착한 미국의 고뇌는 역설적으로 소련의 성공을 더욱 부각시킨다. 가가린이 우주에서 "신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과학의 승리이자 무신론 국가의 선언이었다. 반면 The Right Stuff의 우주비행사들은 교회에 다니고 가족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소련이 집단주의와 국가 주도의 효율성으로 우주경쟁을 선도했다면, 미국은 개인주의와 자유경쟁의 가치를 내세우며 뒤를 쫓았다. 영화는 우주비행사 선발 과정에서 드러나는 관료주의의 모순, 언론이 만들어내는 영웅 신화의 허구성, 그리고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질문한다. 소련이 비밀주의로 실패를 감췄다면, 미국은 공개주의로 인해 모든 실패가 드러났고, 그 투명성이 오히려 강점이 되었다.

2025년 현재, 우주는 더 이상 미소 양국의 경쟁 무대가 아니다.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같은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중국이 새로운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한때 적이었던 나라들의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생활한다. 그러나 우주의 군사화, 위성 파괴 실험, 달과 화성의 영유권 문제는 새로운 형태의 우주경쟁을 예고한다. 가가린의 비행으로부터 64년이 지난 지금, 우주관광이 현실이 되었고 화성 식민지 계획이 논의된다. 냉전 시대의 국가적 영웅주의는 억만장자들의 개인적 야망으로 대체되었다. 우주는 인류 공동의 유산인가, 아니면 선점하는 자의 소유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유리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국경선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The Right Stuff의 우주비행사들도 궤도에서 같은 경험을 한다. 하지만 지상으로 돌아온 순간, 그들은 다시 냉전의 전사가 되어야 했다.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인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지만, 그것이 지상의 분열을 치유하지는 못했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도 여전히 국가 간 경쟁에 매몰되어 있다. 가가린의 108분 비행이 인류에게 던진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우주에서 본 것처럼 경계 없는 하나의 지구를 볼 수 있을까?

공식 예고편

The Right Stuff (1983) — 필립 카우프만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