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2월 19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행정명령 9066호에 서명했다. 진주만 공격 이후 불과 10주 만의 일이었다. 이 명령으로 서부 해안에 거주하던 약 12만 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그들 중 3분의 2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였다. 캘리포니아의 만자나르, 애리조나의 포스톤, 와이오밍의 하트마운틴 등 10개의 수용소가 황량한 사막과 늪지대에 세워졌다. 가족들은 며칠 안에 집과 사업체를 정리하고 가져갈 수 있는 짐은 두 개로 제한됐다. 수용소의 철조망과 감시탑은 그들이 적국의 시민이 아닌 자국의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됐음을 보여주었다.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 1942–1946년.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 정부가 12만 명의 일본계 미국인을 내륙 수용소에 강제 이주시킨 사건. ⓒ U.S. National Archives
이 강제수용은 인종주의와 전시 히스테리가 빚어낸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어두운 장면 중 하나였다. 독일계나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은 대규모로 수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것이 순수한 안보 조치가 아닌 인종차별이었음은 명백했다. 수용자들은 재산의 대부분을 잃었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회적 낙인은 계속됐다. 1988년에 이르러서야 레이건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고 생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시민자유법에 서명하며 그는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역사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공포와 편견이 헌법적 권리를 압도할 수 있다는 교훈은 오늘날까지 유효하다.
앨런 파커 감독의 Come See the Paradise는 이 비극적 시기를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다. 아일랜드계 노동운동가 잭(데니스 퀘이드)과 일본계 미국인 릴리(다무라 타무린)의 사랑은 인종의 벽에 부딪힌다. 1930년대 후반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그들의 로맨스는 진주만 공격과 함께 산산조각 난다. 릴리와 그녀의 가족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고, 잭은 군에 입대한다. 파커는 개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거대한 역사적 비극을 인간적 차원으로 끌어내린다. 특히 수용소에서의 일상을 묘사하는 장면들은 담담하면서도 가슴 아프다. 타무라 타무린의 절제된 연기는 존엄을 잃지 않으려는 수용자들의 조용한 저항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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