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0월 3일,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투입된 작전이 시작됐다. 당초 1시간 내에 끝날 예정이었던 이 작전은 18시간의 치열한 시가전으로 변모했다. 미군 19명이 전사하고 80여 명이 부상했으며, 소말리아인 사상자는 1,000명을 넘었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고딕 서펜트 작전'은 결국 미국 외교정책의 전환점이 됐다. 헬기 두 대가 격추되고, 시신이 끌려다니는 충격적인 영상이 CNN을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되면서 미국은 소말리아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모가디슈 전투(블랙호크 다운), 1993년 10월 3–4일.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민병대의 매복에 걸려 18명이 전사한 전투. ⓒ U.S. Army
냉전 종식 후 미국이 주도한 '인도주의적 개입'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소말리아에서 기아 구호를 명분으로 시작된 군사 개입은 점차 군벌 소탕 작전으로 변질됐다. 현지 상황의 이해 부족, 과도한 군사력 의존, 정치적 해결책의 부재는 비극적 결과를 낳았다. 특히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의 교전은 현지 주민들의 반미 감정을 극대화시켰고, 이는 결국 미군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저항으로 이어졌다. 모가디슈 전투는 강대국의 군사력만으로는 복잡한 지역 분쟁을 해결할 수 없음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Black Hawk Down은 이 비극적 사건을 140분의 긴장감 넘치는 전쟁 영화로 재현했다. 조시 하트넷, 이완 맥그리거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헬기 추락 후 고립된 미군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를 핸드헬드 카메라와 빠른 편집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특히 도심 곳곳에서 벌어지는 게릴라전의 혼돈과 공포를 관객이 직접 체험하듯 표현했다. 영화는 전투의 기술적 재현에는 성공했지만, 소말리아 측 관점의 부재와 사건의 정치적 맥락 축소라는 비판도 받았다. 그럼에도 전쟁의 참혹함과 개인의 용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균형감은 주목할 만했다.

![[10월 5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모가디슈의 교훈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api/image?url=https%3A%2F%2Fcdn.asia24.co.kr%2Fimages%2Ftmdb%2F4cb2214efea6ff8b7aa777274ee0017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