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9월 8일, 이탈리아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가 연합군과의 휴전을 발표하자 독일군이 즉시 이탈리아 북부를 점령했다. 로마에서 토리노, 밀라노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 나치의 통제 하에 들어갔고, 무솔리니는 독일의 도움으로 살로 공화국이라는 괴뢰정부를 수립했다. 이때부터 1945년 4월까지 이어진 20개월은 이탈리아 현대사에서 가장 어둡고도 영웅적인 시기였다. 수만 명의 이탈리아인들이 파르티잔이 돼 산과 도시에서 게릴라전을 펼쳤고, 평범한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저항을 이어갔다.
이탈리아 파시즘과 유대인 추방, 1938–1945년. 무솔리니의 인종법 이후 이탈리아 유대인 7,500여 명이 나치 수용소로 이송된 사건. ⓒ CDEC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독특함은 그 다양성에 있었다. 공산주의자와 가톨릭 신자, 자유주의자와 왕당파가 함께 싸웠고, 노동자와 지식인, 농민과 성직자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성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는데, 3만 5천 명이 넘는 여성 파르티잔들이 전투에 참가했고, 더 많은 여성들이 연락책이나 은신처 제공자로 활동했다. 이들이 맞서 싸운 것은 단순히 외국 점령군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20년간 이탈리아를 지배한 파시즘 체제와 그것이 만들어낸 폭력의 문화, 인간성의 파괴에 저항했던 것이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Life Is Beautiful은 바로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아레초의 유대인 서점 주인 귀도는 아들 조수아와 함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귀도는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수용소 생활을 거대한 게임이라고 속인다. 점수를 모으면 진짜 탱크를 상품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베니니는 감독이자 주연배우로서 코미디와 비극을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전반부의 낭만적이고 유쾌한 톤은 후반부의 참혹함을 더욱 부각시키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사랑을 지키려는 한 아버지의 처절한 노력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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