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0월 16일, 멕시코시티 올림픽 스타디움. 200미터 달리기 시상대에 오른 미국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그들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의 항의를 이어갔다. 금메달리스트 스미스의 오른손과 동메달리스트 카를로스의 왼손이 만든 검은 실루엣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올림픽 역사상 가장 강렬한 정치적 제스처로 기록됐다. 두 선수는 신발을 벗고 검은 양말만 신은 채로 시상대에 섰는데, 이는 미국 흑인들의 가난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1964년 마이애미의 밤과 흑인 인권 지도자들. 무하마드 알리, 말콤 X, 샘 쿡, 짐 브라운이 마이애미에서 만나 흑인 해방 운동의 미래를 논의한 역사적 밤. ⓒ AP통신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었다. 1960년대 미국은 민권운동의 격동기였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지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인권을 위한 올림픽 프로젝트(OPHR)'의 일원으로서, 스포츠 경기장을 넘어 사회 정의를 요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즉각 두 선수를 올림픽 선수촌에서 추방했고, 미국으로 돌아온 그들을 기다린 것은 살해 위협과 사회적 매장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침묵의 외침은 스포츠가 정치와 무관할 수 없음을, 개인의 양심이 거대한 시스템에 균열을 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레지나 킹 감독의 One Night in Miami는 1964년 2월 25일 밤, 마이애미의 한 모텔 방에서 벌어진 가상의 만남을 그린다. 캐시어스 클레이(곧 무하마드 알리가 될)가 소니 리스턴을 꺾고 헤비급 챔피언이 된 직후, 그는 말콤 X, 샘 쿡, 짐 브라운과 함께 조촐한 축하 파티를 갖는다. 킹슬리 벤아디르가 연기한 말콤 X는 날카로운 지성으로 동료들을 압박하고, 레슬리 오덤 주니어의 샘 쿡은 음악을 통한 변화를 믿는 예술가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네 명의 흑인 아이콘들은 밤새 격렬한 토론을 벌이며 각자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와 변화의 방법론을 놓고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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