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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째주 · 2025
[12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는 이러한 조작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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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째주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는 이러한 조작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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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3월 16일, 베트남 꽝응아이성의 작은 마을 미라이. 미 육군 제23보병사단 찰리 중대가 이곳에 들어섰을 때, 504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은 평범한 토요일 아침을 맞고 있었다. 윌리엄 칼리 중위가 이끄는 병사들은 4시간에 걸쳐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을 무차별 학살했다. 생존자 팜티쿠에는 당시 14살이었다. 그녀는 죽은 어머니의 시신 아래 숨어 목숨을 건졌다. 미군은 이 마을을 지도에서 지워버렸고, 사건은 1년 반 동안 은폐되었다.

역사 사건

베트남전 마이라이 학살. 관련 역사 사진. ⓒ Public Domain

마이라이 학살은 냉전 시대 미국의 도덕적 우월성이라는 신화를 산산조각 냈다. 반공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자행된 이 참극은 '자유 수호'라는 명분이 얼마나 쉽게 야만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닉슨 행정부는 사건을 축소하려 했고, 국방부는 "전투 중 발생한 불가피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널드 헤이벌 상병의 사진과 시모어 허시 기자의 탐사보도가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전쟁의 대의는 무너졌고, 반전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2018년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Pinkville은 마이라이 학살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여러 감독이 참여한 이 작품은 생존자들의 증언, 참전 군인들의 고백, 그리고 미공개 자료들을 엮어 사건의 전모를 재구성한다. 특히 헬기 조종사 휴 톰슨 준위가 학살을 막으려 했던 순간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그는 자신의 헬기를 미군과 베트남 민간인 사이에 착륙시켜 "한 명이라도 더 죽이면 우리가 발포하겠다"고 위협했다. 영화는 그의 도덕적 용기와 다른 병사들의 침묵을 대비시키며 개인의 선택이 갖는 무게를 묻는다.

영화 스틸

Pinkville (2018), 다수 감독 감독. ⓒ Production Company

마이라이와 Pinkville은 모두 진실이 어떻게 은폐되고, 폭로되며, 기억되는지를 다룬다. 학살 직후 미군은 "베트콩 128명 사살"이라는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 영화는 이러한 조작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추적한다. 동시에 양심적인 개인들이 어떻게 거대한 시스템에 맞섰는지도 보여준다. 헬기 사수 로런스 콜번은 "우리가 구한 사람은 겨우 11명이었다. 하지만 그 11명이 내 인생 전부의 의미였다"고 회상한다. 역사와 영화는 모두 '명령에 따르는 것'과 '인간으로서 행동하는 것' 사이의 선택을 조명한다.

마이라이의 비극은 오늘날에도 되풀이된다. 시리아, 예멘, 미얀마,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안보"와 "질서"를 명분으로 삼는다. Pinkville이 던지는 질문은 현재진행형이다. 전쟁 범죄를 목격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국가의 명령과 인간의 양심이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영화 속 한 베트남 생존자는 말한다.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 잊는다면 또다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라이 학살 57년, Pinkville 공개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폭력의 논리는 시대와 장소를 바꿔가며 반복되고, 침묵하는 다수와 저항하는 소수의 대립도 계속된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 그날 그 마을에 있었다면, 당신은 윌리엄 칼리였을까, 휴 톰슨이었을까? 아니면 명령에 따르면서도 고뇌했던, 그러나 결국 방아쇠를 당긴 수많은 병사 중 한 명이었을까?

공식 예고편

Pinkville (2018) — 다수 감독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