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9월 24일, 알제리 수도 알제의 카스바 지구. 프랑스 공수부대 사령관 마티외 대령이 이끄는 부대가 민족해방전선(FLN)의 지도자 알리 라 푸앵트가 은신한 건물을 포위했다. 130년간 지속된 프랑스 식민 지배에 맞선 알제리인들의 저항은 1954년 11월 1일 '피의 만성절'로 시작돼 이제 절정에 달했다. 좁은 골목과 미로 같은 카스바의 집들은 게릴라전의 무대가 됐고, 폭탄 테러와 고문, 실종이 일상이 된 도시에서 양측은 극한의 폭력으로 맞섰다. 마티외 대령이 건물에 폭약을 설치하라고 명령하는 순간, 알리와 그의 동지들은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알제리 독립전쟁, 1954–1962년. 프랑스 식민 지배에 맞선 FLN(민족해방전선)의 8년간의 무장투쟁으로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 AFP
알제리 독립전쟁은 단순한 식민지 해방 투쟁을 넘어 20세기 탈식민화 과정의 축소판이었다. 프랑스는 알제리를 해외 영토가 아닌 본토의 일부로 간주했고, 100만 명이 넘는 프랑스계 정착민들이 정치경제적 특권을 누렸다. FLN은 도시 게릴라전과 국제 여론전을 병행하며 프랑스의 '문명화 사명'이라는 허구를 폭로했다. 프랑스군은 고문과 집단 처형으로 대응했고, 이는 사르트르와 카뮈 같은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8년간의 전쟁으로 양측 합쳐 100만 명 이상이 희생된 후, 1962년 에비앙 협정으로 알제리는 독립을 쟁취했다.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The Battle of Algiers는 1957년 알제 전투를 다큐멘터리처럼 재현한 작품이다. 실제 FLN 지도자였던 야세프 사디가 본인 역할로 출연하고, 프로 배우는 마티외 대령 역의 장 마르탱뿐이었다. 영화는 양측의 폭력을 균형 있게 묘사하면서도 식민주의의 구조적 폭력을 드러낸다. 카스바의 미로 같은 골목을 누비는 핸드헬드 카메라, 엔니오 모리코네의 북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행진곡을 결합한 음악, 흑백 필름의 거친 질감은 관객을 1950년대 알제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특히 세 명의 알제리 여성이 프랑스인으로 변장해 폭탄을 설치하는 시퀀스는 영화사에 남을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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