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책임 떠넘기지 마라” 이태원참사 3차 시민추모제 개최
지난 14일, 이태원 참사 3차 시민추모제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렸다. 겨울비가 내렸음에도 유가족 50명과 시민 400여명이 추모제에 참석했으며, 정의당과 노동당, 기본소득당과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도 참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3차 추모제는 ‘진실, 책임, 연대의 2023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 등 소위 ‘윗선’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결과를 비판하고 책임자 처벌 촉구에 나섰다.
앞서 특수본은 73일 동안의 수사를 통해 23명을 검찰에 기소했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면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또한, 압수수색에서도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시장 집무실이 제외됐다. 성역 없이 수사한다는 특수본의 말과 다른 행보다.
추모제에 참석한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참사 이후 정부는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으며 참사의 원인과 그 이후의 대응에 대해서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지 못했지만 참사 직전까지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들이 매 순간 존재했으며 책임자들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며 정부의 미흡한 사과와 책임자들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특수본의 수사가 고위층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셀프수사’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이어졌다.
이종철 유가협 대표는 “특수본의 수사는 우려했던 대로 윗선에 대한 수사를 시도도 하지 못하는 셀프수사의 한계를 보여줬다”며 “특수본의 수사가 꼬리자르기식으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태원 참사로 인해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를 내팽겨쳐놓고 그 책임을 이태원에서 희생된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되는 다음달 4일에 100만명의 시민들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전하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태원 참사의 159번째 희생자로 인정된 고 이재현 군의 아버지도 참석했다. 고 이재현 군은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됐으나 친구들과 본인에 대한 2차 가해로 인해 43일 후 미안하다는 영상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 이재현 군의 아버지는 추모제에서 아들을 향한 편지를 읽었다. 편지에는 ‘차라리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했다면 43일간의 고통이 없었을 것’, ‘미안해하지 말고 아들이 돼줘서 고맙다’, ‘자신이 죽는 날 꼭 마중 나와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애틋한 편지를 들은 참석자들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추모제가 끝난 뒤 이들은 녹사평역의 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진행했다.
한편, 추모제를 공동 주최한 유가협과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오는 30일부터 참사 100일째인 내달 5일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오는 2월 4일에는 도심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