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포르마시옹

관광 플랫폼 CEO가 문화행정까지 맡아도 되는가―최휘영 문체부 장관 지명 논란

조성철
기사 듣기

 

7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61)를 지명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YTN 기자를 거쳐 NHN 대표이사, 여행 앱 ‘트리플’ 창업, 인터파크와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통합 법인 ‘놀유니버스’ 공동대표 등, ‘플랫폼 비즈니스’ 한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대통령실은 “민간의 전문성과 참신성으로 K-컬처 300조 원 시대를 열 새 CEO”라며 지명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는 즉각 반발했다. 시민단체 문화연대는 성명을 통해 “관광 분야 외 문체부 정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무너진 문화정책을 복원해야 할 시점에 또다시 시장 논리로 문화행정을 재단하려 한다”고 비판했다.예술·공연·문학 단체들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창작자 사회안전망 구축, 지역 문화 불균형 해소 같은 핵심 과제가 ‘관광 수익’ 프레임에 묻힐까 두렵다”는 공동 성명을 준비 중이다.

최 후보자에 대한 의구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관광·IT 경영 외에 예술·체육·공보·종무 등 문체부 전 영역을 아우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 플랫폼 기업 경영인으로서 ‘시장 확대’에 치중해 공공성과 예술 지원 기조가 약화될 가능성이다. 셋째, 이해충돌 우려다. 지명 직후 최 후보자는 놀유니버스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업계 최대 이해당사자로 분류되는 기업 출신이라는 사실은 남는다.

전문가들은 “관광 수익 확대만으로는 문화생태계가 성장하지 않는다”며 “▲예술인 고용·복지 제도화 ▲검열 방지 및 표현 자유 장치 ▲지역·장르 간 예산 배분 기준 등을 국회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특히 최근 국정감사 자료로 드러난 ‘예술지원 예산 수도권 편중’ 문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창작자 권리 보호 공백, 인공지능·메타버스 정책 로드맵 부재 등 산적한 현안은 “관광 플랫폼식 데이터 마케팅”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비전을 밝히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남은 절차는 국회 인사청문회다. 그 자리에서 그는 ‘플랫폼 CEO’에서 ‘문화행정가’로 변신할 설득력 있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문화정책 불신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문화정책은 산업 성장률이 아니라 공공성과 다양성, 표현의 자유를 지켜낼 때 빛난다. 플랫폼 논리가 문화행정까지 삼켜버리지 않도록, 새 장관 후보자는 무엇보다 현장과의 협치를 복원하고 균형 잡힌 문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