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이 다시 팔릴 때 그 이익의 일부를 원작자에게 돌려주자는 ‘작가보상금제(미술품 재판매 보상권)’ 도입이 추진되면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제도의 취지는 간단하다. 갤러리나 경매사를 통해 작품이 재판매될 때 일정 비율을 보상금으로 걷어 작가에게 지급하자는 것이다. 음악·출판처럼 2차 이용에 대한 보상이 미술에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제도가 실제로 적용되면 구조는 대체로 이렇게 그려진다. 재판매가 ‘전문 중개업자’—갤러리·경매사 등의 관여 아래 이뤄졌을 때만 보상 대상이 된다. 돈은 보통 되파는 쪽(매도인)이 내되, 거래 수수료에 섞여 분담될 수도 있다. 해외 사례를 따라 낮은 한 자릿수의 요율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산 작품을 300만원에 경매로 되팔고 요율이 2%라고 하면, 작가에게 돌아가는 보상금은 6만원이 된다. 개인 간 직거래나 소액 거래는 적용 예외로 두는 안이 함께 논의된다. 세부 수치와 절차는 하위 규정에서 확정된다.
찬성 쪽의 논리는 명료하다. 첫째, 공정 보상이다. 초기에는 생활비를 위해 낮은 값에 작품을 판 작가도 많다. 작품 가치가 크게 뛸수록 오롯이 시장 참여자만 이익을 얻는 구조는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둘째, 국제 정합성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나라가 시행 중인 만큼, 한국에서도 제도를 갖춰야 해외 거래에서도 보상이 누락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셋째, 투명성 강화다. 재판매 정보를 최소 범위로 기록·관리하면 시장 데이터가 쌓이고, 장기적으로 작가·컬렉터 모두 의사결정이 쉬워진다는 기대다.
반대 쪽은 시장 위축을 우려한다. 첫째, 비용 전가 문제다. 보상금과 행정비용이 더해지면 판매자·구매자 모두 부담이 늘고, 거래가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 정보 제출에 대한 거부감이다. 가격과 고객 정보가 어디까지 요구되는지에 따라 영업비밀 침해와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셋째, 해외 유출 리스크다. 고가 거래일수록 규제가 덜한 해외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화랑·경매업계는 그래서 유예 기간과 단계적 도입, 낮은 출발 요율과 엄격한 상한, 소액·영세 예외 같은 완충 장치를 요구한다.
논쟁의 핵심 쟁점은 다섯 가지다. 첫째, 요율과 상한을 어디에 두느냐. 둘째, 누가 얼마나 부담하느냐매도인 단독 부담이 원칙이더라도 실무 분담 규칙이 필요하다. 셋째,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 개인 간 직거래, 소액 거래, 작가 직거래 후 단기간 재판매 등 예외선 설정이 관건이다. 넷째, 어떤 정보를 제출·보관하느냐 가격·거래 사실만 확인할지, 구매자 식별정보까지 포함할지다. 다섯째, 징수·분배의 효율성—행정비용이 과도하면 보상 실효성이 떨어진다.
해외 경험은 절충안을 시사한다. 거래금액이 클수록 요율을 낮추고 총액 상한을 두며, 신고·정산은 간소화하는 대신 정보는 비식별 처리로 최소만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일정 기간 시범 운영과 단계 확대를 묶으면 초기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징수 내역과 분배 현황을 주기적으로 공개해 신뢰를 확보하고, 일부 재원을 신인 작가 지원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결국 이 제도가 답하는 질문은 하나다. 작품 가치가 시간이 지나 시장에서 커졌을 때, 그 증가분을 누가 얼마나 나누는 것이 공정한가. 보상 취지와 시장 역동성 사이에서 합리적인 선을 긋는 일이 입법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자세한 요율·상한, 예외, 정보 범위가 투명하게 설계되고 단계적으로 적용된다면, 논쟁의 진원지였던 ‘공정 vs 위축’은 공존의 해법으로 수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