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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11월 넷째주] 청년 임금과 세대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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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서울에서 발행된 한 경제지는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를 분석해 20·30대 청년의 최근 실질 임금 상승률이 40·50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능력과 노력만으로 계단을 올라설 수 있다는 약속이 여전히 유효한지, 아니면 계단 자체가 세대별로 다르게 설계돼 있는지를 되묻는다.

기사가 인용한 통계는 특정 연구자의 추정치가 아니라, 매년 가구의 소득·자산·부채를 집계하는 국가데이터처의 공식 조사에 기반해 있다. 그 데이터에서 20·30대가 속한 청년층의 실질 임금은 최근 5년 사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40·50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그 결과 ‘청년 임금 상승률은 4050세대의 30% 수준’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같은 경기 침체와 물가를 통과했지만, 저임금·불안정 일자리에 더 많이 몰린 세대가 실질 임금 후퇴의 부담을 더 크게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임금 수준만이 아니다. 올해 8월 기준 20·30대 임금근로자는 811만 명이고, 이 가운데 257만 명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비율 31.7%는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15년 이후 20·30대 정규직 일자리는 58만 7000명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같은 기간 44만 5000명 늘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좁은 취업문을 힘겹게 통과해도 상당수에게 돌아오는 것은 저임금·기간제·파견·용역 형태의 일자리라는 뜻이다.

새로 열리는 일자리의 양도 급격히 줄고 있다. 같은 통계에서 올해 2분기 30대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는 744만 3000개였지만, 이 가운데 신규 채용 일자리는 240만 8000개에 그쳤다. 신규 채용 비중 32.4%는 201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2분기 기준 최저치이고, 1년 전보다 신규 일자리가 11만 6000개 줄었다. 2018년 285만 6000개와 견주면 청년층 새 일자리만 50만 개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취업도, 구직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20·30대는 올해 3분기 73만 6000명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같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진입의 문이 좁아지는 것과 노동시장 자체를 떠나는 청년이 늘어나는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숫자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하나의 그림이 보인다. 선배 세대가 경험한 노동생애는 장기 고용과 정규직 비중 확대 사이에서 비교적 완만한 임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오늘의 청년은 고용 형태가 쪼개진 시장에서 짧은 계약과 낮은 임금, 잦은 이직을 감수하며 경력을 쌓아야 한다. 청년층에게 실질 임금 상승률이 낮다는 말은 단지 봉급이 느리게 오른다는 의미를 넘어, 주거·결혼·출산·돌봄에 이르기까지 삶의 주요 결정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하는 압박으로 번진다.

 

그러나 이 상황을 세대 갈등의 프레임으로만 읽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가린다. 오늘의 40·50대 모두가 수혜자는 아니고, 오늘의 20·30대 모두가 패자는 아니다. 다만 제도와 시장의 규칙이 특정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집단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뒤이어 들어오는 집단에게는 더 적은 선택지를 허락해 왔다는 구조적 사실만은 분명하다. 정년 연장과 재고용, 내부 승진 중심의 인사 관행, 정규직 채용 축소와 비정규직 확대, 수도권 중심의 양질 일자리 집중 같은 요소들이 합쳐지며, 세대별·계층별로 기회의 사다리를 다르게 배치하는 시스템이 완성돼 왔다.

이 지점을 더 깊이 조명해 주는 책이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2019)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단순한 계급 구도가 아니라 ‘세대’라는 축을 통해 다시 읽어낸다. 민주화 이후 형성된 386세대가 국가·시민사회·시장 곳곳에서 어떻게 권력 자원을 축적했고, 그 자원이 정규직 일자리·자산·인맥의 형태로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었는지, 방대한 통계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추적한다. 기대와 달리 민주화 이후 더 평등하고 개방적인 사회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위계와 폐쇄성이 강화된 사회가 등장했다는 것이 책의 기본 문제의식이다.

오늘의 청년 임금 뉴스와 이 책은 몇 가지 지점에서 교차한다. 첫째, 청년층 임금과 고용이 후발주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구조라는 점에서, 책이 말하는 세대 간 권력 자원의 비대칭이 현실 통계로 확인된다. 둘째, 청년들이 정치·시민사회에서 발언권을 얻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임금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불만이 왜 정책 변화로 곧장 번역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력을 제공한다. 셋째, 세대 내부의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특정 시기에 형성된 규칙이 이후 세대에게 어떻게 구조적 제약으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점에서, 오늘의 뉴스가 단지 하루짜리 경제 기사에 그치지 않고 긴 시간축 속 사건으로 자리 잡게 만든다. 책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를 한 줄로 압축하면 불평등은 설계된 결과다라는 진단일 것이다.

이 뉴스와 책을 함께 읽으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도 보다 명확해진다. 임금격차라는 단어는 단순한 세대 간 소득 차이를 넘어, 어떤 세대의 어떤 노동이 구조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지를 묻는 말이 된다. 세대 불평등이라는 말은 특정 세대를 혐오하거나 희생양으로 삼는 감정의 언어가 아니라, 제도 설계 권력이 어디에 집중돼 있고 어떻게 분배돼야 하는지를 묻는 정치적 언어로 재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연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지방, 취업에 성공한 청년과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청년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어떻게 허물 것인가라는 과제로 구체화된다. 누가 더 힘든지를 겨루는 고통의 경연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공동 언어를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일이다.

2025년 11월 24일의 통계와 기사는 그래서 한국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삶의 궤적을 약속할 것인가를 묻는 하나의 시험지다. 청년에게 더 열심히, 더 오래, 더 유연하게 일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그 끝에 도달할 수 있는 계단과 난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묻는 것이 먼저다. 계단을 오른 세대가 아래를 향해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언젠가 계단 전체가 함께 흔들릴 것이다. 불평등을 방치하는 사회는 결국 자기 미래를 할인해 버린 사회다.

연령대별 실질임금 상승률 추이
출처: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