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매입’ 넘어 ‘51번째 주’로… 트럼프의 욕망, 법안이 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다시금 드러낸 가운데, 미 공화당 내에서 이를 구체적인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단순한 영토 매입을 넘어, 그린란드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는 파격적인 주장이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 획득과 연방 편입을 추진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인 의원은 “미국이 그린란드에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주 편입 여부는 의회의 선택에 달려 있겠으나, 이 법안은 대통령의 구상에 힘을 실어주고 의회가 이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 의원은 그린란드 편입의 당위성으로 ‘주민의 삶’과 ‘안보’를 꼽았다. 그는 “덴마크는 그린란드 주민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고 빈곤율 또한 높다”고 주장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린란드를 지킨 것은 덴마크가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광활한 영토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통치되는 현실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덴마크의 복지 국가 모델을 ‘사회주의’로 규정하고 지정학적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확대 오찬회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그는 군사적 강제 점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린란드를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은 자발적인 방식이어야 한다”며 외교적, 경제적 협상을 통한 편입을 전제했다.
그린란드 매입 구상은 트럼프 1기 시절인 2019년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덴마크 프레데릭센 총리가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일축하자, 트럼프가 예정된 덴마크 국빈 방문을 취소하는 외교적 파행이 빚어졌다. 그러나 2기 집권 이후 그린란드 구상은 단순한 즉흥적 발언에서 입법 추진 단계로 격상됐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외국 영토를 편입한 마지막 사례는 1947년 신탁통치령이었던 태평양 제도로, 약 80년 만의 시도가 될 수 있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는 북극 항로 개방과 맞물려 급상승했다. 미국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툴레 우주군 기지(현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는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의 핵심 거점이다. 또한 미국 지질조사국(USGS, 2023)은 그린란드 지하에 희토류 매장량이 약 3,860만 톤에 달한다고 추산했는데,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핵심광물 전략과 직결된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반응은 단호하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 뮤테 에게데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고 재차 선언했고, 덴마크 의회는 초당적으로 주권 수호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그린란드 내부에서도 독립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2025년 그린란드 여론조사(Voxmeter)에서 응답자의 67%가 10년 내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원한다고 답했으나, 미국 편입은 12%만이 찬성했다.
현실적인 장벽은 높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영토의 소유권과 주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설령 미국이 외교적 합의를 끌어낸다 해도, 이를 미국의 정식 ‘주(State)’로 만드는 과정은 험난하다. 미국 헌법은 새로운 주를 승인하기 위해 해당 지역 주민의 투표와 청원, 의회의 승인법 통과, 대통령 서명 등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한다. 앞서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 역시 수차례 주민투표를 통해 주 편입 의사를 밝혔지만, 연방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전례가 있다.
결국 이번 법안 발의는 실제 편입 가능성보다는 북극권 내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고,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의회 차원에서 공식화하려는 정치적 시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다시 드러낸 가운데, 미 공화당 내에서 이를 구체적인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확대 오찬회담을 하고 있다.
해도, 이를 미국의 정식 ‘주(State)’로 만드는 과정은 험난하다.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가 개방되면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급상승했습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간 북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린란드의 3,860만 톤 희토류 매장량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핵심광물 전략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1947년 이후 약 80년 만에 시도되는 미국의 영토 편입 구상으로, 국제법과 외교 관례에 중대한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