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30일, 칸 국제영화제.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한국 영화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러나 더 주목할 것은 그가 수상 소감에서 던진 한 마디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마르틴 스코세이지의 말을 인용하며, 그는 한국이라는 특수한 토양에서 자라난 계급 문제가 어떻게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증명했다. 이날 레드카펫을 밟은 한국 배우들의 환한 미소 뒤에는, 영화가 담아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 2010년대. OECD 최고 수준의 소득 불평등과 반지하 주거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된 대한민국의 현실. ⓒ 통계청
한국의 계급 사회는 조선 시대 양반제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지닌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전통적 신분제는 무너졌지만,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은 새로운 형태의 계급 구조를 만들어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중산층의 몰락과 양극화의 시작을 알렸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를 더욱 고착화시켰다.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은 '수저 계급론'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이 표현은 개인의 노력보다 태생적 조건이 삶의 궤적을 결정한다는 체념적 인식을 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Parasite는 반지하에 사는 김기택 가족과 언덕 위 대저택에 사는 박동익 가족의 대비를 통해 현대 한국의 계급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은 실직한 가장으로, 가족과 함께 피자 박스를 접으며 근근이 살아간다. 이선균이 연기한 동익은 글로벌 IT 기업의 CEO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저택에 산다. 영화는 기택의 아들 기우가 과외 교사로 위장 침투하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기묘한 동거를 그린다. 특히 송강호의 절제된 연기는 존엄을 잃어가는 하층민의 비애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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