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근로능력평가가 다시 문제가 될까.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평가 기준을 개정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가난한 사람들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2월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근로능력이 '있음'으로 판정받은 사람은 조건부 수급자가 된다. 이들은 자활사업에 참여해야만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평가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로능력평가 문제는 오래된 논란이다. 현행 제도에서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받은 수급자는 자활사업에 참여해야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만성질환자나 60대 이상 고령자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근로능력이 있다는 판정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근로능력평가의 기준 자체가 의학적 판단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질병의 중증도만으로 노동 가능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사회적 환경이나 개인의 실질적 취업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는다. 실제로 평가에서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받은 사람 중 70% 이상이 취업에 실패하고 있다.
조건부 수급 제도의 사각지대에 빠진 이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자활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생계급여가 중단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다른 소득원도 없어 극단적 빈곤 상태에 놓이게 된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사실상의 복지 사각지대로 규정하고 제도 개편을 촉구해왔다.
정부가 발표한 개정안도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 기준을 일부 완화하겠다고 했지만 조건부 수급이라는 제도 자체의 틀은 유지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건부 수급 제도가 빈곤층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권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근로능력평가를 의학적 기준���서 사회적·경제적 기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몸이 움직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실제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한 사례가 많다.
실제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나이가 많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사람도 서류상으로는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자활사업에 참여하려 해도 건강 상태나 나이 때문에 거절당하기 일쑤다. 결국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다.
정부는 그동안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여러 차례 손봤다. 2015년에는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했고, 2023년에는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중위소득 30%에서 32%로 올렸다. 하지만 근로능력평가라는 문턱은 여전히 높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2월 이미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근로능력평가가 헌법상 보장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평가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조건부 수급 제도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는 약 250만 명이다. 이 중 근로능력이 있다고 평가받은 조건부 수급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로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적다. 나머지는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된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독일은 실업급여 2를 통해 일할 능력과 무관하게 최저생활을 보장한다. 프랑스는 활동연대수당(RSA)으로 모든 저소득층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한다. 한국처럼 일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가난한 사람을 선별하는 나라는 드물다.
정부가 이번에 개정한다는 근로능력평가 기준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을 의심하고 선별하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일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굶주리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근로능력평가 기준 개편이 예고됐지만 일할 수 있다는 판정만으로 생계급여가 끊기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경계에 있는 저소득 장애인과 만성질환자 수십만 명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
만성질환자와 고령자 등 실제로 일할 수 없는 이들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근로능력평가 기준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가난한 이들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평가 기준 개선과 조건부 수급 제도 자체의 재검토를 권고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여전히 사회적 관심사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근로능력평가 기준 개편이 예고됐지만 일할 수 있다는 판정만으로 생계급여가 끊기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경계에 있는 저소득 장애인과 만성질환자 수십만 명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받은 조건부 수급자 약 30만 명 중 70% 이상이 실제로는 취업에 실패하고 있어, 의학적 기준만으로는 실제 노동시장에서의 취업 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자활사업 참여가 불가능한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들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해 다른 소득원 없이 극단적 빈곤 상태에 놓이는 복지 사각지대가 확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조건부 수급 제도 전면 재검토를 권고했음에도 정부의 개정안은 평가 기준 일부 완화에 그쳐, 근본적인 인권 침해 구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