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는 게임을 중독성 질병으로 분류하려 하지만, 게임업계와 시민…체는 이를 문화산업 탄압으로 본다. 정부가 구성한 민관협의체에서 양측이 맞붙었다. 14명 중 의료계 3명, 게임업계 3명씩 동수로 배치됐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뒤 5년째 한국은 도입 여부를 놓고 갈등 중이다. 의료계는 "청소년 100명 중 3명이 게임 중독"이라며 치료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게임업계는 "연 20조 원 산업에 치명타"라고 맞선다. 시민단체들은 "게임하는 2,800만 명을 잠재적 환자로 낙인찍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비슷한 논란을 겪은 일본은 다른 길을 택했다. WHO 결정 이후에도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대신 게임 이용 시간 제한 가이드라인을 업계 자율로 만들었다. 중국은 정반대다. 18세 미만 청소년의 주중 게임을 전면 금지했다가 최근 일부 완화했다.
의료계는 게임을 중독성 질병으로 분류하려 하지만, 게임업계와 시민단체는 이를 문화산업 탄압으로 본다. 정부가 구성한 민관협의체에서 양측이 맞붙었다. 14명 중 의료계 3명, 게임업계 3명씩 동수로 배치됐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게임산업은 K-팝에 버금가는 문화 수출 효자다. 2023년 게임 수출액은 8조 9천억 원으로 음악(1조 3천억 원)의 7배에 달한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등록되면 보험 적용 치료가 가능해지지만, 동시에 게임 자체가 '유해물'로 인식될 위험이 크다.
민관협의체는 6개월간 논의 후 권고안을 낸다. 하지만 의료계와 게임업계가 각각 3명씩 동수인 구조상 표결로 결론 내기는 어렵다. 결국 정부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건강을, 문화체육관광부는 산업 육성을 우선시한다. 부처 간 입장차도 변수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여한 한 위원은 "WHO가 결정했다고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다"며 "한국 상황에 맞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을 즐기는 것과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 그 기준을 누가 정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이후 국내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의료계와 게임업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국내 게임 이용자 3000만여 명과 게임업계 종사자,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와 학부모가 영향을 받는다.
K-팝 수준의 글로벌 문화 수출품인 게임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국의 게임 정책 방향이 일본식 자율규제와 중국식 규제 중 어느 쪽에 가까워질지가 결정되는 시점이다.
보건복지부(국민 건강 우선)와 문화체육관광부(산업 육성 우선)의 상충하는 정책 목표로 인해 일관된 정책 수립이 어렵다. 민관협의체의 동수 구조로 인해 최종 결정이 정부의 '손 들어주기'에 달려있다는 점이 문제다.
게임 이용과 병적 집착의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 것인지, 그 기준을 누가 정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기준이 모호하거나 과도하게 광범위하면 2,800만 명의 게임이용자가 모두 '잠재적 환자'로 낙인찍힐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이후 국내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의료계와 게임업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국내 게임 이용자 3000만여 명과 게임업계 종사자,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와 학부모가 영향을 받는다.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면 보험 적용 치료가 가능해지지만, 동시에 2,800만 이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찍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결정은 한국이 게임을 문화산업으로 육성할지, 규제 대상으로 볼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연 20조 원 규모 게임산업은 음악 수출의 7배 실적을 내는 한국 경제의 핵심 엔진이다. 질병코드 도입이 산업 전반에 '유해물' 이미지를 씌울 경우, 투자 위축과 인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민관협의체가 의료계·게임업계 동수 구조로 합의 불가능 상태에 빠지면서, 보건복지부(국민 건강)와 문화체육관광부(산업 육성)의 입장 조율이 실질적 결정권을 쥐게 됐다. 정부가 어느 부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3,000만 게임 이용자의 일상이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