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국내 건설사는 시장 침체 앞에서 방어에만 급급하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미국 의료기기 업체 마시모의 구조조정 국면을 파고들어 인수합병(M&A)에 나선 시점에, 국내 10대 건설사 DL이앤씨는 주택 부문 구조조정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 하만의 움직임은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니라 전략적 타이밍 포착이다. 마시모가 지난 1월 야심차게 추진한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가 예상보다 어려움에 직면하자, 하만은 곧바로 M&A 검토에 착수했다. 기업 가치가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기민한 M&A'의 전형이다.
반면 DL이앤씨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회사지만, 주택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자 선제적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건설업계 전반이 비슷한 고민에 빠진 가운데, 10대 건설사조차 버티기보다 줄이기를 선택한 셈이다.
두 기업이 보여주는 대조적 행보는 산업별 체력 차이를 드러낸다. 삼성전자는 2023년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추정)을 기록하며 M&A 여력을 확보한 반면, 국내 건설업계는 2024년 들어 분양 실적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며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 같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 앞에서도 공격과 수비로 갈리는 이유다.
실제 영향은 고용 시장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하만의 마시모 인수가 성사될 경우 글로벌 오디오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이 있지만, DL이앤씨를 비롯한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은 건설 현장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업 직접 고용 인원은 약 200만 명으로, 10% 감축만 해도 20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
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런 기업 전략이 결국 소비자 가격과 서비스 품질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삼성 하만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을 장악하면 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고,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은 신규 분양 물량 감소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다만 모든 구조조정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처럼 2024년 석유화학 사업 침체를 겪으면서도 배터리 부문에 집중해 그룹의 자존심을 지킨 사례도 있다. 위기 속에서 핵심 역량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다.
결국 기업들의 구조조정 방향이 단순 비용 절감에 그칠지, 미래 성장동력 확보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삼성의 공격적 M&A와 DL의 방어적 구조조정이 1년 뒤 어떤 성과로 나타날지, 그 결과는 주가와 고용 지표가 말해줄 것이다.
글로벌 고금리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해외 기업 인수가 용이해진 반면 국내 건설 시장은 침체가 지속돼 기업별 위기 대응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하만의 마시모 인수 결과에 따라 의료기기 업계가 영향을 받고, DL이앤씨의 구조조정은 건설업 임직원과 협력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삼성전자와 DL이앤씨의 상반된 전략을 통해 위기 대처 능력의 차이를 보여줌
20만 개의 일자리 위협과 주택 분양가 상승 등 시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
위기를 기회로 는 글로벌 기업과 방어적 자세의 국내 기업 간 대조를 보여줌
글로벌 고금리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해외 기업 인수가 용이해진 반면 국내 건설 시장은 침체가 지속돼 기업별 위기 대응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하만의 마시모 인수 결과에 따라 의료기기 업계가 영향을 받고, DL이앤씨의 구조조정은 건설업 임직원과 협력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건설업 직접 고용 200만 명 중 10% 구조조정 시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협력업체 간접 고용까지 포함하면 영향은 50만 명 이상으로 확대된다.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감소하면 공급 부족으로 분양가가 오른다. 2024년 분양 실적이 이미 30% 감소한 상황에서 추가 감소는 주택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
삼성 하만의 마시모 인수가 성사되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 독점도가 높아져 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장 경쟁 감소는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