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청사 브리핑룸. 담당자가 전국 온천 지도를 펼쳐놓고 설명을 시작한다. "올여름 휴가지로 온천을 추천합니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지입니다."
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10개 온천을 집중 홍보한다. 행정안전부는 7월 7일 '이열치열! 여름에 더 찾기 좋은 온천 10선'을 발표했다. 겨울 성수기에 집중된 온천 관광을 여름으로 분산시키려는 시도다.
온천은 통상 겨울철 관광지로 인식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온천 방문객의 65%가 11월~2월에 몰린다. 여름철(6~8월) 방문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번 캠페인으로 여름 온천 수요를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선정된 온천 10곳은 실내 시설을 갖춘 곳들이다. 에어컨이 완비된 실내 탕, 워터파크형 시설, 가족 단위 개별 탕 등이 기준이 됐다. 충남 덕산온천, 경북 부곡온천, 전남 화순온천 등이 포함됐다.
관광업계는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온천협회 관계자는 "여름철 온천 이용객이 적은 건 더운 날씨 탓만은 아니다"며 "할인 혜택이나 연계 프로그램 없이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발표에는 구체적인 지원책이 빠져 있다. 할인 쿠폰, 교통비 지원, 숙박 연계 패키지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단순히 10곳을 선정해 알리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관광지 추천 목록을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여름 계곡 20선', 재작년에는 '시원한 동굴 관광지'를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온천 업계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한다. 온천수 온도 규제 완화, 시설 현대화 지원금, 의료관광 연계 허용 등이다. 특히 일본처럼 온천을 건강관리 시설로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캠페인의 성과는 8월 말 집계될 예정이다. 정부는 온천별 방문객 수, 매출 변화를 분석해 내년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일회성 이벤트"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름 온천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실질적인 지원책 없이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