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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자들이 전환사채 되팔기에 나선 이유

맥락애드바이오텍·오늘이엔엠 등 전환사채 대규모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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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벤처투자자들이 보유한 전환사채를 시장에 내놓을까. 애드바이오텍이 3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매도하기로 결정했고, 오늘이엔엠도 67억원대 전환사채를 재매각한다. 7월 들어서만 수십억원대 전환사채가 매물로 나왔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잘되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고, 안 되면 채권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다. 그런데 이 안전장치를 포기하고 현금화에 나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벤처투자업계는 올해 들어 '현금 확보' 압박이 커졌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작년 벤처투자 신규 집행액은 6조 7천억원으로 2022년보다 30% 줄었다. 투자한 돈을 회수할 길이 막히자, 보유 자산을 현금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같은 시기 코아스 최대주주인 백운조합도 보유 주식 8만 4천여주를 처분했다. 민법상 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투자조합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신호다.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데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손절매라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벤처투자 붐 때 집행된 자금들이 3~5년 만기를 맞고 있다. 당시 고평가로 투자받은 스타트업들은 지금 추가 투자를 받기 어렵다. 기업가치를 낮춰서라도 자금을 조달하는 '다운라운드'가 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다운라운드 비중은 15%로 작년 같은 기간(8%)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자들의 현금화 압박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자금 회수에 급급한 투자자들은 신규 투자를 꺼린다. 스타트업은 운영자금이 말라간다. 일부는 인력을 줄이거나 사업을 축소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3조 1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정부는 벤처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늘리고 세제 혜택을 확대했지만,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출구 전략'이다. IPO 요건 완화, 인수합병(M&A) 활성화 같은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생존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투자자는 현금 확보에, 스타트업은 버티기에 급급하다. 전환사채 매각 러시는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