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착한가격업소가 8,000개를 넘어섰다. 행정안전부가 7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물가안정 모범업소로 지정된 착한가격업소가 8,037개로 집계됐다.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13년 만이다.
착한가격업소는 평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지자체가 지정하는 제도다. 김치찌개 6,000원, 짜장면 4,000원처럼 주변 상권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식당들이 주를 이룬다.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 카드로 착한가격업소를 다시 꺼낸 배경엔 고물가 장기화가 있다. 외식 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3.5% 올랐고, 김밥 한 줄 가격이 5,000원을 넘어서는 곳이 늘었다. 특히 1인 가구와 저소득층의 외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식사 물가가 곧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상하수도료 감면, 쓰레기봉투 무상 지원 등 혜택을 받는다. 지자체별로 월 10만~30만 원 상당의 지원이 이뤄진다. 최근엔 배달앱 수수료 지원, 식자재 공동구매 참여 기회도 늘었다.
하지만 실효성엔 물음표가 붙는다. 8,000개 업소는 전국 외식업체 70만 개의 1.1%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구엔 착한가격업소가 단 5곳뿐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집중돼 있어 실제 이용률도 낮다.
무엇보다 업주들의 지속 가능성이 문제다.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저가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 실제로 매년 300~400곳이 지정 취소를 신청한다. 한 업주는 "월 20만 원 지원받으려고 하루 100만 원 매출을 포기할 순 없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서민 물가 정책들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 장터는 접근성 문제로, 공공 급식 확대는 예산 제약으로 확산이 더디다. 알뜰주유소 역시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착한가격업소 1만 개 시대를 목표로 한 정부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지원 규모와 방식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단순 비용 지원을 넘어 임대료 안정화, 프랜차이즈 수수료 규제 등 구조적 접근 없인 '착한 가격'도 오래가지 못한다. 8,000개라는 숫자가 실제 서민 밥상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