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룩스가 아리바이오를 흡수합병하는 일정을 2026년 7월로 2년 가까이 연기한다. 반면 교보15호스팩과 씨엠디엘의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같은 시기 발표된 두 합병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소룩스는 8월 9일 공시를 통해 아리바이오 합병 일정을 대폭 수정했다. 애초 계획보다 합병 완료 시점이 크게 늦춰진 것이다. 주주확정기준일을 2026년 3월로 잡았고, 최종 합병기일은 2026년 7월 10일로 못박았다. 업계에서는 양사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코스닥 시장에서 합병 일정이 2년씩 연기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통상 합병 발표 후 6개월에서 1년 내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2023년 이후 코스닥 합병 사례 중 1년 이상 지연된 경우는 전체의 15% 미만이다. 특히 바이오 업종에서는 임상 일정이나 인허가 문제로 변수가 생기기 쉽다.
같은 날 교보15호스팩도 씨엠디엘과의 합병 일정을 정정 공시했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다. 기존 일정에서 일부 행정 절차만 조정했을 뿐 큰 틀은 유지했다. 씨엠디엘의 자산총계 91억원, 자본총계 76억원 규모도 명확히 공개했다. 스팩 합병의 경우 상장 요건 충족 여부가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신호로 읽힌다.
두 합병의 차이는 시장 상황과도 맞물린다. 2024년 들어 바이오 업종 M&A는 실적 검증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반면 스팩 합병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오히려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스팩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합병 절차도 간소화했다.
소룩스 주주들에게는 2년이라는 기다림이 부담이다. 합병 발표 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지만, 실제 시너지를 확인하려면 2026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사이 시장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는 미지수다. 아리바이오가 가진 기술력이 2년 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기업 인수합병에서 일정 연기는 양날의 검이다. 충분한 검토 시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신뢰를 잃을 위험도 있다. 특히 상장사끼리의 합병에서는 주주 보호가 최우선이다. 소룩스가 2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번 연기가 신중함으로 평가받을지, 우유부단함으로 기록될지 결정될 것이다.
